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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88

36. 보신 노사나불상(盧舍那佛像) 삼신불 중에서 수행의 결과로 부처를 이룬 이가 노사나불입니다. 노사나불은 수행을 통하여 얻은 과보와 내적인 체험에 의해 완성된 지혜를 홀로 관하고 있으니 자수용신(自受用身)입니다.별도 전각이 아닌 비로자나불의 좌협시로 봉안되는 이유입니다.이에 비해 깨달음의 과보와 희열을 다른 이에게 전해주는 타수용신(他受用身)인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불은 실질적인 신앙대상이 되어 독립된 전각에 봉안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로 대적광전 비로자나불 좌협시로 봉안되는 노사나불은 부처상 또는 보관을 쓰고 영락(瓔珞)으로 치장한 보살상으로 봉안됩니다.특히 대부분의 노사나불 탱화는 보살상으로 봉안되고 있습니다.  노사나불은 부처임에도 보살의 형상을 보이는 이유가 있습니다.사문 싯달타는 6년 수행 끝에 보리수 아래에서 정각을 .. 2024. 8. 17.
35. 법신 비로자나불상(毗盧遮那佛像) 금강경(金剛經) 사구게(四句偈)에 이런 경구가 있습니다.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풀이하면 ‘현상계의 생멸법은 꿈, 환영, 물거품, 그림자 같음이요.나아가 이슬이나 번개와 같으니 당연히 이처럼 관하라.’입니다.우주 만유에 실상이 있어 보이지만 알고 보니 곧 사라질 뿐입니다.  그럼에도 중생들은 보이는 현상에만 집착하니 어리석음입니다.어떤 이들은 보이지 않는 본질에 집착하니 삶이 허망할 뿐입니다.본질과 현상이 뒤죽박죽이 된 삶에서 살아야 할 이유를 모릅니다.부처님 당시에도 공(空)을 알게 된 후 자살을 한 이가 있었습니다.본질이 공이요 무상이라 하니 현상을 부정하라는 게 아닙니다. 본질은 공이요 무상이지만 역동적인 삶이 현상이고 진리입니다.  보이.. 2024. 8. 10.
34. 그 많은 불·보살상(佛菩薩像) 사찰에 가면 불상(佛像)이 참 많고도 많습니다.넓은 의미로는 사찰에 봉안된 불상, 보살상, 신중상, 조사상은 물론 심지어 박물관 등에 보관된 모든 불교 조각상이 불상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의 상은 불멸(佛滅) 500여 년이 지나서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전 시기를 무불상(無佛像) 시대라고 합니다.당시의 신행활동은 불탑이나, 법륜, 불족적, 금강보좌, 보리수 등의 상징물을 찾아 참배하고, 부처님을 기억하고 기리는 형태였습니다.이 시기 불상을 조성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습니다.여래는 거룩하고 존귀하니 비교할 수 없는 위대한 존재입니다.따라서 조각을 하거나, 형상화 하는 행위는 불경스러운 일입니다.  불상이 최초로 조성된 지역은 인도 서부인 ‘간다라’ 설과 북부인 ‘마투라’ 설이 맞서기도 하였지만, 최근.. 2024. 8. 4.
33. 영가가 목욕을? 척주당과 세월각 순천 송광사 일주문과 승탑원을 지나서 능허교에 들기 전 오른쪽 담장 안쪽에 정면과 측면 각 1칸의 작은 건물 두 채가 보입니다. 편액에 쓰인 글씨는 척주당(滌珠堂)과 세월각(洗月閣)입니다.그동안은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 아는 건물이었으나, 요즘은 친절한 안내판이 설치되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건물입니다.  이들 건물은 영가(靈駕) 즉 죽은 이의 영혼이 부처님을 알현하기 전에 목욕재계(沐浴齋戒)하는 장소인 영가 관욕장(灌浴場)입니다. 49재(齋)에 참여하는 영가들 중 남자의 영가는 척주당에서, 여자의 영가는 세월각에서 각각 속세의 때를 벗는 목욕을 하게 됩니다.이후 지장전으로 이동하여 천도의식에 참여하게 됩니다.  몰론 49재가 영가에게 입혀진 속세의 번뇌를 벗기는 의식이지만 부처님 전에 들기 전 하.. 2024.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