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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영가가 목욕을? 척주당과 세월각 순천 송광사 일주문과 승탑원을 지나서 능허교에 들기 전 오른쪽 담장 안쪽에 정면과 측면 각 1칸의 작은 건물 두 채가 보입니다. 편액에 쓰인 글씨는 척주당(滌珠堂)과 세월각(洗月閣)입니다.그동안은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 아는 건물이었으나, 요즘은 친절한 안내판이 설치되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건물입니다.  이들 건물은 영가(靈駕) 즉 죽은 이의 영혼이 부처님을 알현하기 전에 목욕재계(沐浴齋戒)하는 장소인 영가 관욕장(灌浴場)입니다. 49재(齋)에 참여하는 영가들 중 남자의 영가는 척주당에서, 여자의 영가는 세월각에서 각각 속세의 때를 벗는 목욕을 하게 됩니다.이후 지장전으로 이동하여 천도의식에 참여하게 됩니다.  몰론 49재가 영가에게 입혀진 속세의 번뇌를 벗기는 의식이지만 부처님 전에 들기 전 하.. 2024. 7. 27.
32. 절집에도 사람이 산다. 요사(寮舍) 사찰에서 스님들이 생활하는 공간을 요사(寮舍)라고 하는데 요사보다는 요사채라는 말이 더 익숙합니다.요사의 사(舍)에는 ‘채’의 뜻이 포함되어 있으니 요사가 맞습니다.역 앞을 ‘역전(驛前)’ 하면 되는데 굳이 ‘역전 앞’이라 해야 할까요?  사찰은 부처님께 예경 드리고, 경전을 학습·탐구하고, 수행하면서 신도들을 교화해야 하는 지극히 공적인 공간입니다.그러나, 사찰에서 생활하는 스님들이나 기타 대중들도 먹고, 자고, 쉬고, 배설하고, 생활하는 공간이 필요하니 이를 요사라고 합니다. 요사에는 승방(僧房)과 선방(禪房), 부엌, 곳간, 수각(水閣), 식당, 해우소까지를 망라하여 다양한 공간이 포함됩니다.  승방은 스님들이 생활하는 방을 말합니다.우선 방장이나 조실 등 대덕스님이 머무르는 곳은 염화실(拈花室),.. 2024. 7. 20.
31. 추상 같은 계와 율! 율원(律院) 율원(律院)은 율전(律典) 즉 계율(戒律)을 교육하는 기관입니다.사찰에서 계와 율에 대해 자주 들었지만 보통은 합쳐서 계율이라고 하기 때문에 그 뜻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계(팔리어 sīla)는 습성·행위·몸가짐 등 자율성을 의미합니다.율(팔리어 vinaya)은 규율·규정 등 타율적인 의미가 큽니다.계가 넓은 의미로 불교 도덕이라면 율은 출가자 통제법률입니다.계는 도덕적 개념으로 위반할 경우 비난의 대상이 됩니다.율은 법적 개념으로 위반하면 제재 즉 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승가에서 계율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위반하면 징계를 받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 재세시의 불교 교단은 정치권력으로 부터 독립되어 국왕이나 다른 세력의 간섭 없이 자치적인 생활을 하였습니다.많은 대중이 공동생활을 하는 교단은 자율.. 2024. 7. 13.
30. 이 뭣꼬? 선원(禪院) 한국불교의 최대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의 종지(宗旨)는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 전법도생(傳法度生)입니다. 이로써 조계종단의 지향점이 선불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조계종은 ‘금강경과 전등법어(傳燈法語)’를 소의경전으로 하고 기타 ‘경전 연구와 염불, 지주(持呪) 등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예불과 포교현장에서는 염불과 주력이 주가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조계종은 선불교요, 참선이 최고의 수행이라고 말합니다. 이들 선 수행을 하는 기관을 선원(禪院)이라 하고 선원이 들어선 건물을 선방(禪房), 선당(禪堂), 좌선당(坐禪堂)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신라말에 중국으로 유학하여 선불교를 접한 스님들이 귀국하여 구산선문(九山禪門)을 개창하고, 선원을 열어 수행 풍토를 진작하는 등.. 2024.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