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서 스님들이 생활하는 공간을 요사(寮舍)라고 하는데 요사보다는 요사채라는 말이 더 익숙합니다.
요사의 사(舍)에는 ‘채’의 뜻이 포함되어 있으니 요사가 맞습니다.
역 앞을 ‘역전(驛前)’ 하면 되는데 굳이 ‘역전 앞’이라 해야 할까요?
사찰은 부처님께 예경 드리고, 경전을 학습·탐구하고, 수행하면서 신도들을 교화해야 하는 지극히 공적인 공간입니다.
그러나, 사찰에서 생활하는 스님들이나 기타 대중들도 먹고, 자고, 쉬고, 배설하고, 생활하는 공간이 필요하니 이를 요사라고 합니다.
요사에는 승방(僧房)과 선방(禪房), 부엌, 곳간, 수각(水閣), 식당, 해우소까지를 망라하여 다양한 공간이 포함됩니다.
승방은 스님들이 생활하는 방을 말합니다.
우선 방장이나 조실 등 대덕스님이 머무르는 곳은 염화실(拈花室), 퇴설당(堆雪堂), 반야실(般若室), 적묵당(寂默堂) 등 스님의 뜻이 반영된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수행공간인 선방은 선을 설하는 설선당(說禪堂), 지혜의 칼로 무명을 없앤다는 심검당(尋劍堂) 등 선과 관련된 편액이 걸립니다.
향적전(香積殿)은 부전스님이 사용하는 방에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공양을 짓는데 향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공양을 준비하는 후원 등의 요사는 법당 건물보다는 높이가 낮고 주로 소박한 익공형식으로 지어졌음을 볼 수 있습니다.
기능적으로도 ㄴ자, ㄷ자, ㅁ자 구조에 툇마루를 널찍하게 만들고, 동선을 줄이는 등 효율적인 공간활용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해우소는 선암사 등 일부 사찰을 제외하고는 수세식 화장실에 자리를 내어주는 추세입니다.
계곡수나 우물을 사용하던 식수도 점차 상수도를 연결하고 있으며, 연료도 장작에서 가스렌지로, 밥상은 입식 식탁으로 변화됩니다.
우리가 전통이라고 말하지만 전통도 변화한다는 게 진리입니다.
(양산 통도사 공양실과 장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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