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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

67. 호랑이는 무서워? 산신탱화(山神幁畵)

by 혜림의 혜림헌 2025. 3. 22.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라고 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산은 가장 친근한 놀이터이자 삶터입니다.

호랑이에 의한 가축과 인명피해 즉 호환(虎患) 예방이 중요합니다.

친구였던 산이 신이 되고, 숭배되니 당연하게 사찰에 들어옵니다.

사찰에서는 신이 된 무서운 호랑이를 순둥이로 만들어 모셔옵니다.

 

산신은 어느 때쯤 사찰에 들어와 예경의 대상이 되었을까요?

연구결과 산신이 사찰에 등장하는 시기는 조선 중기 이후입니다.

산이 신으로 인격화 되어 그려진 산신도는 산신각에 봉안됩니다.

산신탱화 역시 조선 후기 이전 작품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산신탱화에는 당연히 백수(百獸)의 제왕인 호랑이가 등장합니다.

주된 배경은 높은 산과 깊은 골짜기의 소나무와 기암괴석입니다.

산을 상징하는 호랑이와 호랑이의 변화신인 산신이 함께 합니다.

드물게는 차를 끓이는 동자 또는 동녀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산신은 기다란 수염이 특징입니다.

손에는 염주나 경전을 들고 사나운 호랑이를 순둥이로 만듭니다.

 

산신탱화의 주인공은 산신이지만 실제 주인공은 호랑이 입니다.

호랑이가 얼마나 신령스럽고 영험하게 표현되느냐가 중요합니다.

힘과 위엄이 있어야 하지만 호랑이처럼 사납게 보이면 안 됩니다.

친근하게 다가오는 해학이 필요하지만 위엄이 없으면 안 됩니다.

이런 기준으로 백호, 황호, 흑호, 표범 등이 다양하게 그려집니다,

날카로운 송곳니와 구름을 헤집고 나오는 듯한 긴 꼬리는 호랑이의 기개와 기상을 보여줍니다,

부리부리한 눈망울을 내리 깔고 삼각, 사각, 마름모, 둥근 형태의 눈동자는 위엄과 애교 사이를 넘나드는 독특한 모습입니다.

 

동자는 차를 끓이거나 과일, 꽃을 공양하는 시자의 모습입니다.

산신탱화는 우리의 산악숭배 사상이 불교와 융합하는 단계를 넘어 불교의 일원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전국의 모든 사찰에는 아담한 크기의 산신각에 산신탱이 있습니다.

(정취암 산신탱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