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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

53. 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 탱화

by 혜림의 혜림헌 2024. 12. 13.

석가모니불 탱화는 석가모니부처님이 주인공인 걸개그림입니다.

사찰의 대웅전, 영산전, 팔상전, 나한전, 응진전에 걸려 있습니다.

석가모니불 탱화라면 인도의 마가다국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하는 석가모니부처님과 청중을 그린 영산회상도를 생각하면 됩니다.

 

석가모니불 탱화는 독존도 보다는 회상도로 그려집니다.

석가모니불 후불탱화인 영산회상도의 기본도상을 알아봅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을 중심으로 좌우에 8대 보살과 10대 제자, 범천과 제석천, 팔부중 그리고 화불이 청중으로 그려집니다.

동서남북 사방에는 사천왕이 영산회상을 호위하고 있습니다.

물론 영산회상도의 구성이 반드시 정형화 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사찰이라 하니 유행에 둔감할지언정 무관하지는 않다는 말입니다.

시대에 따라 그림을 그리는 화사의 화풍과 사찰대중의 시각은 물론 재정적 지원을 하는 대시주(大施主)의 의견과 동시대 불교의 위상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설법도이기 때문에 설법하는 석가모니부처님이 주인공입니다.

대신 청중(聽衆)을 과감하게 생략하는 기법이 도입되기도 합니다.

8·10대 보살은 4대 보살 또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만 남습니다.

호법선신은 사천왕·대범천·제석천 또는 사천왕만 남기기도 합니다.

10대 제자는 8·6·4대 제자에서 가섭과 아난으로 줄어듭니다.

문수와 보현은 석가여래의 지혜와 행원을 상징하는 상수 보살이며, 가섭과 아난존자는 각각 석가여래의 가르침의 진수인 심법(心法)과 교법(敎法)을 전수 받은 주요 인물만 남게 됩니다

 

마하가섭은 세 곳에서 부처님의 마음 법을 전해 받으니 사람들은 이를 삼처전심(三處傳心)이라고 합니다.

첫째 다자탑전 분반좌(多子塔前分半座)입니다.

부처님께서 마가다국 기원정사에서 설법을 하시는데 뒤늦게 남루한 몰골의 가섭존자가 들어오니 모두가 무시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이때 부처님께서 자신의 자리 절반을 가섭에게 내어줍니다.

 

둘째 흔히 염화미소라는 영산회상 거염화(靈山會上擧拈花)입니다.

부처님께서 마가다국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시는 도중에 홀연히 꽃 한 송이를 들어 보이십니다.

모두가 어안이 벙벙한데 오직 가섭존자만이 엷은 미소를 보입니다.

 

셋째 사라쌍수하 곽시쌍부(娑羅雙樹下槨示雙趺)입니다.

법륜을 굴리신 지 45! 부처님께서는 두 그루 사라나무 아래에서 열반에 드시니 유언대로 말라족의 주도로 다비식을 준비합니다.

두타행에 전념하던 가섭존자는 이번에도 뒤늦게 도착하여 부처님의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 했지만 아난존자의 반대로 울고만 있습니다.

이때 열반하신 부처님께서 두 발을 관 밖으로 드러내 보이십니다.

물론 세상사 측면에서 볼 때는 부처님 사후의 후계문제와 관련되는 주도권 다툼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만 그냥 세속의 일입니다.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상과 영산회상도를 봉안하고 있습니다.

영산회상도를 봉안함으로써 모든 대웅전은 영산회상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오늘도 대웅전에서 2500년 전의 영산회상에 참여합니다.

 

현재 전해지는 영산회상도는 청주 보살사(1649), 구례 화엄사(1653)와 천은사(1715), 하동 쌍계사(1687), 여수 흥국사(1693년 제작) 등 다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