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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

50. 걸개그림 탱화(幁畵)

by 혜림의 혜림헌 2024. 11. 23.

불교 용어가 어렵다고 합니다.

어려운 이유는 한문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사찰에 가서 불화를 자세히 보면 족자(簇子 그림의 위·아래 고정) 또는 액자(額子 그림을 틀에 고정) 형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둘은 벽화와 달리 걸 수 있어 걸 탱()자를 써 탱화라 합니다.

 

법당 내외에 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불화는 모두가 탱화입니다.

탱화의 명칭도 불보살님 뒤편에 그림이 있으면 후불탱화, 신중단에 있으면 신중탱화, 영단에 있으면 영단탱화입니다.

어렵게만 생각하기보다는 이치를 알게 되면 이해가 쉽습니다.

 

우리 사찰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탱화는 영산회상도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영산(인도 마가다국 영축산)에서 10대 제자를 비롯한 청중들에게 묘법연화경을 설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입니다.

 

영산회상도를 비롯한 본존 탱화는 화사(畫師 불화를 그린 이)의 화풍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본존불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형입니다.

상단에는 분신불(分身佛) 4위와 가섭·아난 등 10대 제자, ·용 등 팔부신중이 석가모니부처님 좌우에서 설법을 듣고 있습니다.

 

중단에는 문수와 보현, 관음과 대세지, 미륵과 지장 등 6대 보살 또는 일광과 월광을 더한 8대 보살이 배치되기도 합니다.

 

하단에는 법을 청하는(問法) 비구 사리불이 등장하거나, 좌우로 범천과 제석천, 주악천을 비롯한 수많은 군상들이 배치됩니다.

 

사찰의 전각들은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깨달은 진리의 세계를 보통중생들의 근기와 눈으로도 이해할 수 있도록 펼쳐 놓은 곳입니다.

일주문에서 주불전에 이르는 길은 깨달음의 여정입니다.

이에 비해 법당은 깨달음의 여정이 한 채의 건물에 담겨 있습니다.

탱화는 깨달음의 여정을 축소하여 한 폭의 그림에 담았습니다.

법성게 구절처럼 한 티끌 가운데 시방세계가 깃들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