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병든 이를 위한 약사불 탱화

중생들은 아픕니다.

생각해 보면 아프니까 중생인지도 모릅니다.

어린 중생들의 바람은 뭐 대단한 게 아닙니다.

아프지 않고 재난을 당하지 않고 안락하게 살고 싶습니다.

병고와 재난으로부터 중생들을 구해주는 이가 약사불입니다.

약사불은 병을 치유하고, 재난을 없애주며 수명을 연장해 줍니다.

약사신앙은 현실에서 복을 구하는 현세구복(現世求福) 신앙입니다.

아픈 이가 의사를 찾을 때처럼 체면을 차릴 필요가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약사불을 찾아 기도하고 복을 구하는 이유입니다.

 

약사불 탱화는 독존보다는 삼존도나 회상도로 그려집니다.

약사여래는 약합을 든 약기인의 모습으로 쉽게 구분이 됩니다.

삼존도는 약사불을 중심으로 좌우에는 해와 달을 정수리에 이거나, 양손에 들고 있는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 자리합니다.

회상도로 봉안할 경우에는 약사여래와 일광보살 월광보살을 중앙에 두고 8대 보살, 10대 보살과 12지신이 배치됩니다.

 

약사불이 상주하는 곳은 약사유리정세계인 동방유리정토입니다.

약사불은 중생들의 질병을 고쳐주고, 재앙을 막아주며, 무상보리를 얻게 하는 신통력이 있습니다.

일념으로 약사여래를 부른다면 몸과 마음의 병이 사라지고, 풍족한 의식주를 얻게 되며, 외적의 침입을 막아 안락을 누리게 됩니다.

우리가 나의 아픔만이 아닌 다른 사람의 아픔도 치유될 수 있도록 약사불 앞에 대원력을 세우고 기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근래 들어 대형의 약사불상을 모시는 게 유행입니다.

대구 동화사의 약사대불은 정치자금을 전달하는 통로가 됩니다.

거대한 불상은 민초들의 고개를 아프게 하여 입줄에 오르내립니다.

그래서인지 약사 탱화는 조촐하고 또 조촐하였으면 합니다.

(양산 통도사 약사불탱화)

(출처 : 통도사박물관카페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