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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

30. 이 뭣꼬? 선원(禪院)

by 혜림의 혜림헌 2024. 7. 6.

한국불교의 최대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의 종지(宗旨)는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 전법도생(傳法度生)입니다.
이로써 조계종단의 지향점이 선불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조계종은 ‘금강경과 전등법어(傳燈法語)’를 소의경전으로 하고 기타 ‘경전 연구와 염불, 지주(持呪) 등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예불과 포교현장에서는 염불과 주력이 주가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조계종은 선불교요, 참선이 최고의 수행이라고 말합니다.
 
이들 선 수행을 하는 기관을 선원(禪院)이라 하고 선원이 들어선 건물을 선방(禪房), 선당(禪堂), 좌선당(坐禪堂)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신라말에 중국으로 유학하여 선불교를 접한 스님들이 귀국하여 구산선문(九山禪門)을 개창하고, 선원을 열어 수행 풍토를 진작하는 등 불교 중흥에 지대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선원은 석가모니부처님 당시 수행 비구들이 평소에는 유랑걸식을 모토로 수행을 하고, 질병과 사고위험이 큰 우기(雨期)에는 일정한 장소에 모여 집단생활을 하는 안거(安居)에서 유래 되었습니다.
안거는 우기인 음력 4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 3개월 동안 참선 수행을 하거나, 교리(敎理) 연구에 전념하는 기간을 말합니다.
 
이후 불교의 교세가 커지고 동남아와 중국으로 전파되었습니다.
교단도 건물과 토지를 소유하는 등 재정이 넉넉해짐에 따라 탁발을 하지 않고 사원에 상주하면서 심도 있게 선교(禪敎)를 수행합니다.
 
한국과 중국 등 북방불교에서는 여름은 물론 추운 겨울에도 외부활동이 어렵기 때문에 음력 10월 15일부터 이듬해 1월 15일까지를
동안거 기간으로 정하게 되니 연 2회 안거수행을 하게 됩니다.
 
법랍(法臘)은 스님의 출가 나이를 말하는데, 원래는 구족계 수지 이후 하안거를 지내야 1년씩의 법랍을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현재는 사미(니)계를 수지(受持)한 때부터 법랍을 기산합니다.
 
참선을 통한 깨달음의 성취는 스님들의 출가 목적입니다.
더하여 깨달음을 바탕으로 한 중생제도는 출가자의 본분사 입니다.
선원의 일과는 방장 또는 조실스님의 지도와 유나스님의 감독 아래 하루 8시간 이상씩 참선을 합니다만 선원마다 차이는 있습니다.
선원은 재적사찰과 은사 스님이 누군지 등 자기소개를 통해 허락을 얻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데 이를 ‘방부(房付) 드린다.’고 합니다.
입방이 정해지면 용상방(龍象榜)에 의거 임무를 부여받습니다.
용상방은 방장이나 조실부터 밥을 짓는 공양주, 반찬 만드는 채공, 국을 끓이는 갱두 등 단체 생활에 필요한 직책이 대부분입니다.
다만 시대변화에 따라 현실과 맞지 않는 직책도 다수입니다.
 
‘선방의 문고리만 잡아도 깨달음을 얻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 불교에서 선원이 차지하는 상징과 의미는 매우 큽니다.
매년 2천여 명이 납의(衲衣)를 걸친 채 두 눈을 감은 듯 부릅뜨고, 견성성불을 위해 정진하고 있음은 선원의 존재 이유이기도 합니다.
 
선원은 삶의 본질을 탐구하여 깨달음을 이루고자 하는 곳입니다.
참선 자체가 고요함 속에서 진행되다 보니 소란과 번잡함으로 부터 가급적 멀리 떨어져 사찰의 한적한 곳에 선원 건물이 지어집니다.
선원건물은 장식과 단청이 없는 소박한 한옥에 댓돌과 마루가 있고 방안 한쪽 벽에는 용상방을 걸어 임무를 공지하고 있습니다.
장식이라야 벽 위에 바루를 얹을 수 있는 선반을 설치한 정도이며, 일부 선방은 소규모의 불상을 안치한 인(因)법당 형식도 있습니다.
선방 건물은 대부분이 장식과는 거리가 멀지만 드물게는 바깥 벽에 깨달음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심우도가 그려지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단순, 소박, 검약으로 특징됩니다.
(능인선원 편액과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