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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

29. 스님들의 공부방! 강원(講院)

by 혜림의 혜림헌 2024. 6. 29.

 

공부하다 죽어라!’ 이 말은 대한불교조계종 제 10대 종정을 지낸 해인사 방장 혜암스님의 추상같은 가르침이라고 합니다.

사찰에서 갓 출가한 스님들에게 불교 경전을 교육하기 위해 설치된 기관이 강원인데, 강원 건물을 강설당, 설법전 등으로 부릅니다.

 

광복 이후 승려교육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교구본사를 중심으로 불교교육기관인 강원이 문을 열어 체계적인 교육이 시행됩니다.

비구승에게 구박받으며 공부하던 비구니를 위한 교육공간도 동학사대현, 운문사 명성, 청암사 지형, 봉녕사 묘엄 등이 궁즉통(窮卽通)정신으로 비구니 전문강원을 설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물론 조계종과 천태종 등을 제외한 타종단은 강원이 부실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강원의 학제는 사미과(沙彌科), 사집과(四集科), 사교과(四敎), 대교과(大敎科)4년제로 구성됩니다.

사미과는 각종 의식과 반야심경, 초발심자경문, 치문경훈(고승들의 글모음) 등 승려생활을 위한 기초교육 과정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사집과는 2년차로 기초경전인 서장(종고스님 문답), 도서(규봉스님 禪敎), 선요, 절요 등 사집을 배우는 과정을 말합니다.

사교과는 금강경, 법화경 등 대승경전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대교과는 화엄경과 선에 관한 공부를 주로 합니다.

 

과거 강원 졸업과 구족계 수지에 10년 내외가 소요되었습니다.

이는 문맹 등 개인별 수학능력에 차이가 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실 과거에 학제가 일정치 않았던 이유를 개인별 수학능력 차이로 치부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는 게 불교계 내부의 정설입니다.

강원의 학인들은 사찰에는 중요한 노동력이었음도 사실입니다.

정해진 교육기간도 없으니 실컷 부려먹은 후에야 구족계를 줍니다.

부실한 기록은 주지 등 소임 후보자의 구족계 증명이 문제 됩니다.

현재는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학제와 지원자격을 정해놓았습니다.

 

조계종 출가자는 202199, 202261, 202384명입니다.

100명 미만 출가자로는 강원의 개문 폐원을 막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올깨끼로 불리는 10대 동진(童眞) 출가자는 아예 없습니다.

늦깨끼를 넘어 4·50대가 대부분인 출가자 고령화 시대입니다.

 

스님들도 수행과 포교를 넘어선 폭넓은 사회활동을 해야 합니다.

현재 총림과 운문사 등 비구니 사찰 소관의 승가대학은 복지법인을 담당하는데 필요한 학사학위 등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없습니다.

승가대학은 학사학위와 함께 사회복지사 등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동국대 경주캠퍼스와 중앙승가대학에 자리를 내어주는 추세입니다.

조계종의 13천여 스님(비구, 비구니)들도 심화된 고령화와 인사 적체로 환갑이 지나도 말사 주지 소임 한 번 맡기가 어렵습니다.

이분들이 열반에 들게 된다면 누가 사찰을 지키게 될까를 염려하고 가장 현실적인 재가자 역할확대(사찰소임) 등 대안이 필요합니다.

 

강원이 문을 닫는 현실에서 이에 대한 설명은 의미가 없습니다.

과거의 강원은 칠판 하나에 의지하여 강주스님 혼자서 불교 전반을 교육하였고, 학인들은 허름한 경상에 의지하여 강의를 들었습니다.

21세기 들어 컴퓨터와 빔프로젝터가 등장하고, 분야별 전문 교수가 나섰지만 학인들은 한문을 읽고, 쓰고, 해석하느라 진이 빠집니다.

너무 늦었지만 모든 경전을 한글로 번역하여 교육해야 합니다.

아직도 한문을 번역하면 원래의 뜻이 왜곡된다는 주장을 합니다만 부처님이 말씀하신 뜻은 시대에 맞게 해석되는 게 맞습니다.

진짜 원문을 보려면 범어나 팔리어 경전을 공부해야지 싶습니다.

현재는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를 비롯한 총림과 일부의 교구본사, 운문사, 청암사, 봉녕사, 동학사에서 강원 현판을 볼 수 있습니다.

(수덕사 승가대학 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