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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

18. 많고 많은 불제자를 모신 나한전

by 혜림의 혜림헌 2024. 4. 15.

 

사찰에서는 아침저녁 불전에서 영산에서 부촉받은 십대제자, 십육성, 오백성, 독수성, 천이백아라한과 무량성중에게 예경을 드립니다.

이들 석가모니부처님 제자들을 모신 전각이 나한전(羅漢殿)입니다.

 

나한들은 자유스러운 몸짓과 웃고, 고뇌하고, 졸고, 등을 긁으며, 때로는 딴청을 부리는 그야말로 자유자재한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오백나한은 복덕을 주고, 소원을 이뤄주는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선남선녀들은 무작위 위치에서 자신의 나이만큼 나한을 세어 마지막으로 지목된 나한이 연인의 모습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북방불교는 남방불교를 개인의 성불만을 추구하는 소승불교라고 낮게 보는 입장 이었지만 나한신앙은 대단히 성행하였습니다.

이는 누구나 깨달으면 부처라는 선불교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선사들의 승탑을 세우고 진영을 봉안하여 아라한으로 우대합니다.

 

나한은 아라한의 줄임말로 아라한과를 얻은 성자를 말합니다.

아라한은 공양을 받을 만한 분이기에 응공(應供),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진리를 깨우친 분이라 하여 응진(應眞)이라고도 합니다.

 

오백나한에서 오백명이라는 숫자는 어디에서 유래할까요?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열반하시자 가섭존자는 장례식장에서 부처님의 육신도 친견하지 못할 정도로 아난존자 세력의 견제를 받습니다.

하지만 가섭존자는 곽시쌍부(槨示雙趺)의 전심(傳心)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상수(上首) 제자의 입지를 굳건히 지킵니다.

이후 가섭은 칠엽굴에 오백 비구를 모아 경전 결집을 주도합니다.

1결집에 모인 비구들은 모두가 아라한이었으니 오백나한입니다.

 

나한상은 그림보다는 주로 작은 크기의 소조상으로 봉안됩니다.

나한전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가섭존자와 아난존자를, 양 옆으로 열여섯 또는 오백명의 나한이 좌우대칭으로 봉안됩니다.

특히, 나한전에는 닫집을 설치하지 않고 소박한 불단장식과 소규모 소조불로 봉안하여 불전보다 한 단계 아래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차별 없는 불가에서도 격이 다름은 있으니 이를 어찌 볼 것인가?

 

대표적인 나한전으로는 영천 거조사(당초 거조암) 영산전, 해남 미황사 응진전, 청도 운문사 오백나한전, 강화도 보문사 나한전, 영주 성혈사 나한전, 완주 송광사 나한전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