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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

13. 죽음 그 다음! 극락전(極樂殿)

by 혜림의 혜림헌 2024. 3. 6.

태어나는 모든 생물은 죽습니다. 심지어 무생물도 변화합니다.
인간은 오래 전부터 죽음 이후의 세계가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궁금해 하는 이유는 모르기 때문이고, 모르기 때문에 두렵습니다.
‘무상(無常)이니 영원하지 않고, ‘무아(無我)’이니 고나랄게 없다지만
죽음 앞에서 극락, 천당, 지옥, 윤회를 말하는 종교는 힘이 셉니다.
석가모니부처님 당시에도 윤회(輪回) 사상이 널리 퍼져 있었지만 부처님께서는 ‘갑돌이가 죽어서 다시 갑돌이로 태어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으신 걸로 이해합니다.
그럼에도 스님들의 법문은 윤회와 극락 이야기로 가득차 있습니다.
살아 있는 인간 아무개가 사후세계를 말하는 게 어리석음입니다.
그래서 사찰의 전각에 대해서만 말하고자 합니다.
 
우리네 현실의 삶은 너무나 힘들다 못해 불행하다고 느낍니다.
즐거움이나 쾌락이 있다고 해도 그것은 순간일 뿐 영원하지 않으니 죽어서라도 즐거움으로 가득한 세계에서 살아보고 싶습니다.
불교에서는 즐거움만이 가득한 이상향을 극락정토(極樂淨土), 안양(安養), 영원한 광명(無量光), 영원한 생명(無量壽)이라고 합니다.
극락세계는 서쪽으로 10만억 국토를 지나는 곳에 있다고 합니다.
더운 인도지방 사람에게 해가 지는 서쪽은 살기 좋은 곳입니다.
 
이 극락세계를 주관하는 분이 바로 아미타부처님 이십니다.
아미타부처님은 법장이라는 비구가 48가지 서원을 세우고, 여래의 덕을 칭송하고 온갖 보살행을 실천하여 마침내 부처가 되셨습니다.
우리 사찰에서 대웅전 다음으로 극락전이 많이 지어진 이유입니다.
아미타불을 모신 전각을 극락전, 극락보전, (아)미타전, 무량광전, 무량수전 등으로 부릅니다.
 
극락전은 주불인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대자대비의 관세음보살과 든든한 후원자인 대세지보살이 협시하는 형태로 봉안되지만 대세지보살을 대신하여 지장보살을 봉안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극락전 후불탱화는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극락정토를 묘사한 극락회상도나, 구품의 연화대를 그린 아미타구품도, 영가를 극락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마중나온 아미타래영도 등을 봉안합니다.
 
아미타경에 표현된 극락의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칠보로 된 연못 바닥에는 금모래가 깔려 있고, 둘레는 금·은·유리· 파려로 장엄하게 꾸며지니, 연못에는 수레바퀴처럼 커다란 연꽃이 푸르고, 붉고, 노란 광채와 미묘한 향기를 낸다.‘
‘또한, 천상의 음악이 쉼 없이 흐르는 가운데 백학·공작·앵무·사리·가릉빈가 등이 밤낮으로 화평하고 맑은 소리를 낸다.’고 말입니다.
 
극락전 내부는 이상향인 극락의 모습으로 화려하게 장식됩니다.
불단은 극락세계를 재현한 모습으로 극락조와 비천상, 각양각색의 화려한 꽃으로 문양을 새겨서 최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닫집에는 용이 여의주를 물고, 극락조는 하늘을 날고, 그 옆에서는 천사들이 날개옷을 휘날리며 악기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극락전은 극락정토에 왕생하여 영원한 생명, 영원한 광명을 얻기를 서원하는 이들의 기도와 수행의 공간입니다.
 
아미타부처님은 오래전에 원을 세우고, 참된 수행으로 한량 없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세상 즉 정토를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아미타불의 세계는 극락이니 고통 중생들의 영원한 피안입니다.
영원한 빛이 있고, 생명이 있고, 행복이 있고, 해탈이 있는 곳에서 아미타불의 설법을 듣고 모두가 깨달음에 이르기를 서원합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극락전은 어떤 곳이 있을까요?
가장 오래된 건물로 단순미가 돋보이는 안동 봉정사 극락전입니다.
배불뚝이 배흘림 기둥에 기대고 싶은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입니다.
단순하면서도 고고한 곳으로는 강진 무위사 극락전이 생각납니다.
웅장함에서는 2층의 외관을 갖춘 부여 무량사 극락전입니다.
곱게 늙은! 그래서 ‘나만 보고 싶다.’는 완주 화암사 극락전입니다.
(부석사 무량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