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통은 사찰에서 경전이나 예불문을 보관하는 통을 말합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불상과 불화, 스님들의 사진이 실린 불교신문이나 경전을 바닥에 두었다가는 꾸지람을 들어야 했습니다.
혹여 성보(聖寶) 사진이나 경전을 넘어 다니면 예가 아니었습니다.
예경 대상인 삼보는 소중하게 취급해야 하지만 성보 자체와 성보가 인쇄된 사진은 엄연히 다름에도 동일 시 하는 문화가 존재합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유교 문화가 결부된 결과입니다.
글을 모르고, 글을 알아도 종이가 귀하고 서적출판이 대중화되지 못한 시대이니 책은 더없이 소중하여 사경(寫經)이 유행합니다.
경전이나 발원문은 보관에 정성을 다하였으며, 때로는 소원을 빌기 위해 명산이나 무덤에 묻기도 하였습니다.
이때 경전을 담는 통은 나무나 금속, 돌로 만들었는데 원통·사각형 몸체에 경전의 명칭, 매몰일, 원주(願主)의 이름을 새겼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립된 경통이 발견된 예가 거의 없습니다.
다만 국립중앙박물관에 통일신라시대 금동 경통이 유일하답니다.
이 원통형 경통은 아래에 여덟 개의 복련을, 몸통에는 범(梵)자가 새겨져 있으며, 납작한 꼭지가 달린 뚜껑은 보륜과도 유사합니다.
매몰된 경통은 없지만 주불전에서는 예불문이나 발원문을 넣어두는 경통이나 비슷한 용도의 목함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형식이 내용과 의식세계를 지배합니다.
경전을 비롯한 성보에 예를 다함은 권장되어야 할 일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생각, 사람의 직업은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천하만물을 존중하는 태도가 바로 불자가 지녀야 할 자세입니다.
그럼에도 형식을 위한 형식은 지양(止揚)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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