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어머니께서는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애고 복장 터져!’하시며 한숨을 쉬셨는데 ‘속상한 일이 있나 보다.’라고 이해했습니다.
‘복장’이 불교용어라는 사실은 불교를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복장물은 불상의 몸통 안에 넣는 사리나 불경 등을 말합니다.
처음에는 불두(佛頭)에 넣다가 점차 배로 바뀌니 복장물이 됩니다.
부처님의 사리는 그 자체의 신성성으로 소중하게 숭앙됩니다.
처음에는 탑에만 봉안되던 사리는 불화에도 봉안하고, 불상의 몸통 내부에 장치(藏置)하는 복장물로도 큰 인기를 얻게 됩니다.
그런데 복장물로 사리를 장치하기에는 그 숫자가 너무 부족합니다.
사리가 없으니 사리함과 오곡, 색실, 불경, 의복, 다라니, 만다라와 복장기(腹藏記)를 작성하여 복장물로 안치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리를 얻는 게 불가능해지자 사리함을 제외하고 나머지 물품을 복장물로 안치하는 전통이 만들어집니다.
현재는 조상경(造像經)에 복장물의 품목을 정해놓았습니다.
복장 유물은 그 자체로 귀중한 사료이기도 합니다.
특히, 복장기와 발원문에는 불상이 봉안된 절과 주지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의 직함, 시주자의 명단은 물론 조성 경위를 기록합니다.
복장물을 통해 봉안된 물품, 사경(寫經), 불교회화, 불상 조성배경, 불상을 조각한 장인, 발원자들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복장 유물은 생활사, 민속학, 미술사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입니다.
개항으로 이 땅에 처음 온 외국인에게 도자기, 불상, 불화, 서책, 사리함 등 온갖 것들이 처음 보는 신기하고 돈이 되는 물건입니다.
구매력 대비 턱없이 낮은 가격도 매력인데 누군가는 돈이 됩니다.
문화재에 대한 개념도 없었으니 그저 돈을 향해 몸부림을 칩니다.
무덤을 파헤치고, 탱화를 도려내고, 탑을 무너뜨리고, 불상의 등을 뜯어내고, 심지어 거대한 돌탑을 해체하여 통째로 배에 싣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야말로 복장 터지는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일상에서도 우리 모두 복장 터지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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