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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

42. 지혜의 문수보살상(文殊菩薩像)

by 혜림의 혜림헌 2024. 9. 28.

불교는 자비(慈悲)의 종교이면서 지혜(智慧)의 종교입니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의 반야(般若)는 범어인 프라주나(prajñā)를 음역한 단어로 지혜를 의미합니다.

지식은 쌓아야 얻게 되지만, 지혜는 깨뜨려야 얻을 수 있습니다.

지식은 교실에서 배우지만, 지혜는 자연에서 깨달을 수 있습니다.

지식은 전승되는 기술이지만, 지혜는 상황별로 대처하는 힘입니다.

지식은 공공의 자산이지만, 지혜는 사사로운 사유재산에 가깝습니다.

지식이 폄훼될 수 없는 반면에 지혜가 만능이 아닌 이유입니다.

 

문수보살은 삼국시대 이래 널리 신앙된 지혜의 보살입니다.

문수는 문수사리(文殊師利) 또는 문수시리(文殊尸利)에서 온 말로 범어의 만주슈리(Manjushri)의 음역입니다.

만주슈리의 만주는 지혜롭다.’ 슈리는 복덕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화엄경에서 문수보살은 실천행의 보현보살과 함께 비로자나불을 협시하는 보살이지만 석가모니불의 협시보살로도 봉안됩니다.

문수보살은 지혜의 완성이니 분별심, 차별심, 우열심이 없습니다.

지혜가 아무리 뛰어나도, 심성이 아무리 착해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꿀을 먹는 게 아니라 꿀이 담긴 병을 햝는 거와 같습니다.

문수보살의 지혜는 우리네 삶의 방향타가 되어야 하고, 보현보살의 실천력은 우리 삶에서 드러나는 행동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문수보살상은 협시보살로 봉안되고 문수전에서는 주존이 됩니다.

요즘 들어 사찰의 금강문에는 코끼리를 탄 보현보살과 함께 사자를 탄 모습으로 문수보살이 봉안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때 연화대에 앉아 오른손에는 입바람에 머리칼도 잘리는 지혜의 칼인 취모검(吹毛劒), 왼손에는 푸른 연꽃을 들고 있습니다,

때로는 용맹의 숫사자를 타고 있거나, 경권을 들고 있기도 합니다.

문수보살은 문수동자로도 표현되며 오대산 상원사 문수동자와 문수보살, 고창 문수사, 삼각산 문수암, 춘천 청평사, 고성 문수암 등이 문수도량으로 불자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