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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

24. 생명의 물과 물의 왕! 용왕각(龍王閣)

by 혜림의 혜림헌 2024. 5. 26.

인체의 80%가 물이니 물이 곧 생명이라고 합니다.

그처럼 중요한 물이니 물의 왕이 존재함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용왕이 물의 왕임을 알겠는데 그 변화지점은 묘하게 엉성합니다.

 

인도에서 인간에게 피해를 준 코브라가 나가-라자(Nāga-Raja) 즉 용왕(龍王)이 되어 불법에 귀의한 형태로 중국에 들어옵니다.

인도에서 뱀의 형상을 한 용왕은 중국에 들어와서는 입에 여의주를 물고, 사슴의 뿔과 대형 비늘을 달고, 독수리 발톱을 장착합니다.

강력한 무기를 장착한 용은 강, 하천, 호수, 바다를 다스리며, 비와 바람을 관장하는 용의 모습에서 용왕으로 인격화·신격화 됩니다.

 

심술 궂은 용은 때때로 가뭄과 홍수로 농사를 망치게 합니다.

거친 파도와 태풍으로 무역선과 고기잡이 배를 침몰시켜 버립니다.

특히, 고기잡이로 생계를 꾸리고, 거친 바다를 무대로 장사를 하는 이들이 순풍에 돛을 달면 죽음을 벗어나서 부귀영화를 얻습니다.

비를 청하는 기우제와 풍어를 비는 풍어제는 물론 바다에서 생계를 잇는 이들이 용왕당을 짓고 제를 지내는 이유입니다.

 

작은 암자에서도 우물에 용왕각을 짓고 용왕을 모십니다.

용왕각을 짓기 어려우면 삼성각에 한자리를 마련하여 모십니다.

이렇게 모셔지는 용왕상은 머리카락과 눈썹, 수염이 날카로운 용의 비늘이 연상될 정도로 기다란 톱니바퀴를 닮았습니다.

용왕이 남성성을 상징한다면 여성성을 갖는 용녀도 등장합니다.

용왕과 용녀는 해남 미황사 등 바닷가 사찰 탱화에서 보게 됩니다.

 

용왕이 아닌 용은 흑룡, 청룡, 황룡이 되어 우리 곁에 있습니다.

흑룡은 비바람과 파도를 관장하고, 청룡은 왼쪽 방위신인 좌청룡이 되었으며, 황룡은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는 동물이 됩니다.

용의 그림과 조형물은 발톱의 숫자에 따라 소장 자격이 다릅니다.

발톱이 다섯 개, 일곱 개인 오족룡과 칠족룡은 황제, 사족룡은 왕, 백성들은 삼족룡만 가질 수 있었으나 지금은 국민이 주인입니다.

(용왕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