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부처님은 80세 되던 해 쿠시나가라의 두 그루 사라나무 아래에서 이 세상과의 인연을 갈무리합니다.
육신은 유언대로 말라족의 주관하에 다비(茶毘)를 합니다.
유골은 도로나존자의 중재로 여덟 부족에게 공평하게 분배됩니다.
여덟 나라에서 각기 탑을 세워 사리를 안치하니 근본 8탑 입니다.
사리를 나눠 받지 못한 이들 중에서도 도로나존자가 유골을 담았던 그릇은 병탑(甁塔), 화장 후 남은 재는 회탑(灰塔)을 세웁니다.
탑은 스투파(stūpa)를 소리 나는 대로 읽은 탑파의 준말입니다. 스투파는 ‘유골을 안치하고 흙이나 돌을 쌓아 올린 무덤’을 말하니 사각 방분(方墳), 둥근 원총(圓塚), 고현처(高顯處)라고 합니다.
원래는 유골이 안치되면 탑, 외양만 갖추면 차이티아(caitya)라고 다르게 불렀으나 현재는 다 같은 탑이라 부르고 이해합니다.
인도의 초기 탑은 흙이나 벽돌로 만들었는데, 기원전 3~1세기에 건립된 중인도의 산치(Sanchi)탑은 탑의 원형으로 보입니다.
탑은 기초 부분을 기대(基臺), 엎어놓은 그릇 형상의 복발(覆鉢), 복발 위를 평두(平頭), 꼭대기 부분을 산개(傘蓋)라고 칭합니다.
산개는 일(양)산의 다른 모습입니다.
햇볕이 강한 인도에서 일산(日傘)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고귀한 신분이었으니 탑의 주인공은 당연히 고귀한 사람임을 나타냅니다.
중국은 인도와는 다른 독창적인 모습의 탑을 건립합니다.
탑에 고층의 누각이라는 고유한 건축양식을 응용하였습니다.
탑은 대개 3·5·7·9층이며, 각 층은 4각형, 6각형, 8각형입니다.
중국의 탑도 맨 윗부분은 인도 탑의 산개를 따라 하고 있습니다.
탑은 재료에 따라 나무는 목탑(木塔), 벽돌이면 전탑(塼塔), 돌은 석탑(石塔) 또는 모전(模塼) 석탑으로 분류합니다.
한반도에는 석탑, 중국은 전탑, 일본은 목탑이 주로 건립되는데 이는 기후와 지형, 재료 구입의 용이성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고구려·백제·신라와 고려의 목탑은 유적지만 남아 있습니다.
조선시대 목탑은 법주사 팔상전(1605년 선조 38)이 건재합니다.
1690년(숙종 16) 지은 화순 쌍봉사 3층 목탑(대웅전)은 1984년 화재로 사라졌습니다만 실측도를 바탕으로 1986년 복원됩니다.
익산 미륵사지탑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석탑입니다.
부여 정림사지탑은 미륵사지탑과 함께 유이(唯二)한 백제탑입니다.
초기 석탑은 목탑의 기본구조가 간소화된 모습으로 건립됩니다.
석탑은 화강암 외에 안산암(분황사), 마노석(정암사)도 있습니다.
석탑은 기단(基壇), 탑신(塔身), 상륜(相輪)부의 구조를 가집니다.
백제와 신라의 석탑은 시원기, 전형기, 정형기를 거쳐 감은사지와 고선사지 3층 석탑에 이르러 우리 석탑의 표준화가 완료됩니다.
경주 분황사 탑은 634년(선덕여왕 3년) 건축되었습니다.
전탑처럼 보이지만 안산암(安山巖)으로 쌓은 모전 석탑입니다.
의성 탑리 5층 석탑도 기단부가 정형화된 전탑을 닮은 석탑입니다.
우리나라 전탑은 안동시에만 법흥사지 7층 전탑, 조탑동 5층 전탑, 동부동 5층 전탑이 있으며, 이웃 칠곡군에 송림사 5층 전탑, 여주 신륵사에 다층 전탑이 있습니다.
이들 전탑은 전체가 벽돌인 중국탑과 달리 기단부가 화강암입니다.
목탑을 제외한 전탑, 석탑에 대해서는 별도로 설명 하겠습니다.
목탑은 사모 지붕을 한 목조건물과 유사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목탑은 건물 중앙의 심초석에 사리공을 설치하였으며, 심초석 위에는 심고주를 두고, 각 층마다 심고주와 대들보를 결구합니다.
목탑을 공부함에 있어, 미륵사지나 황룡사지의 목탑지를 살펴본 후 법주사와 쌍봉사에 가셔서 목탑의 실물을 탐방하면 어떨까 합니다.
탑의 건립목적은 기본적으로 사리를 봉안하는 데 있습니다.
다만, 사리의 숫자는 한정되어 있으니 각종 경전이나, 소형 불상과 탑, 경전 등을 봉안하기도 하는데 이를 ‘법신사리’ 라고 합니다.
탑의 구조와 명칭은 그림을 보면서 이해하면 무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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