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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올라

폐사지 그 무상함이여(2012. 12. 1)

by 혜림의 혜림헌 2012. 12. 3.

 

- 무상과 무아 그리고 연기법은 진리다.

 무상(無常)이라 함은 항상함이 없다 즉 영원성이 없다는 것이다.

 고관대작이나 거부의 일생에도 죽음이 있고,

 단단해 보이는 바위도 언젠가는 부스러진다.

 또한, 무상하기 때문에 무아(無我)이다. 즉 나라고 할 것이 없다는 거다.

 주어진 이름은 찰나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일 뿐.......

 

- 자동차를 예를 들어 보자.

 지금은 자동차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지만 자동차 이전에는 각각의 철강이었고,

 유리였고, 시트였고, 뭐 그랬다는 것이다.

 물론 철강 이전에는 어느 암석의 부분이었고, 유리 이전에는 모래였고, 

 시트 이전에는 플라스틱 원료나 아니면 짐승의 가죽이었을 것이다.

 

- 이러한 것들이 서로 얽히고 설켜 자동차라는 물건이 된 것이다.

 물론 그 자동차도 언젠가는 각각의 고철이나 유리파편이 될 것이고.....

 그래서 불가에서는 인연생 인연멸한다고 한다.

 즉 인연에 따라 생성되어지고 인연이 다하면 멸한다는 거다.

 이를 안다면??????

 쓸데없이 자만하고, 집착하고, 사랑하고, 미워할 일이 아닌 것이다.

 

- 지난 토요일 길을 나섰다.

 목표는 고덕산.....(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 소재)

 상하보마을에 차를 세우고 고덕산을 향한다.

 

- 여러번 다녀온 길이지만 오늘은 경복사지를 살피고자 한다.

 경복사지는 뭐 조선 후기까지는 절집이었지만 이제는 폐사지다.

 무상함이 서린 폐사지...... 

 기록에는 고구려 보장왕때인 650년에 세워진 사찰이라 하고

 출토된 기와파편 등에서 고구려 양식을 발견했다 하는데......

 당시의 세력분포로 보았을때 의문이 든다.

 하지만 뭐..

 

- 가는 길에 방치된 묘소를 보게 되었다.

 비석과 상석, 망부석까지 갖춘 묘소이지만 봉분에는 떡갈나무가 잡목처럼 커가고

 벌초마저 안된 상태이다 보니....

 오호 무상하여라....

 절집의 무상함을 느끼려다 잘 갖춰진 묘소에서 무상함을 말하게 된다. 

 

- 경복사지!!

 이제는 문화재 안내판 하나와 돌 축대, 글구 깨어진 기와만이 옛 영화를 말한다.

 경복사는 고구려 보덕스님이 백제로 내려와 창건하였으며, 열반종의 중심사찰로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였으나 무상의 진리를 비켜가지는 못한듯 하다.

 열반종이란 부처님의 열반을 기록한 대열반경을 소의경전으로 삼은 종파로 

 통일신라때까지 상당한 세를 유지하였다고 한다.

 

 폐사된 경복사!  그래서 경복사지라 불리우는 옛 절 ! 

 그러나 경복사지에서 바라보는 시야는 기가 막히다.

 멀리 경각산을 지나는 시선이 시원스러우니 기회가 된다면........   

 

- 경복사지를 지나 고덕산 오르는 길에 만난 묘소.......

 잘 다듬어진 모습이 정성이 가득하다.

 그러나 몇 십년 아니 몇 백년 후에도?????

 다만 무상할 뿐이다.

 

- 상하보 마을에서 만난 못생긴 부처님!

 몇 번의 지나침이 있었고 이제야 부처님을 뵙게 되다니.......

 모습은 작고 위엄도 없으며, 잘생기지도 않으셨지만

 삶에 지친 중생들에게 위안을 주셨을 부처님을 생각하니...

 감사합니다.

 탑의 부재인 듯한 앙련과 복련의 모습을 한 석재도 있고...... 

 다만 아무래도 부처님이 계실 자리는 아닌 듯....

 그러나 지나가는 길손의 안녕을 빌어주신다면 뭐..

 

 

- 마을을 내려와 한 참을 오다보니 창암 이삼만 선생의 묘소 표지가 보인다.

 조선 말 평양의 조광진과 한양의 김정희 등과 더불어 조선 3대 명필로 꼽혔다는데....

 조촐한 묘소에 비석과 상석, 글구 망부석이 지킨다.

 묘소 전 비문에는 명필 창암 완산이공 삼만지묘라 했는데......

 창암선생이 완산이씨였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쌍분으로 된 묘소에는 각각

  - 명필 창암 완산이공 삼만지묘와 창암 부실 심씨지묘라는 비석이 있는데

  - 창암선생과 선생의 곁을 지킨 소실 심씨를 기리고 있다 

 

- 창암 선생의 일화야 여럿 전하니 들은 적이 있을 것이구.......

  오늘은 우연히 묘소와  폐사지 글구 제자리를 찾지 못한 부처님 상을 뵈었다.

  글구 무상과 무아를 이야기 한다.

  이 진리를 안다면 당신의 삶이 풍요로워질 것이다.

 

         혜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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