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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회상

불자의 로망 봉정암 가는 길 2

by 혜림의 혜림헌 2011. 3. 14.

 

-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는 무상과 무아입니다.

  연기와 중도입니다.   공입니다.

  이러한 단어들이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진 것 같지만 실은 하나입니다.

  또한 이들 진리는 부처님께서 새로이 만든 것이 아니라 부처님 이전부터 이후까지

  변치않는 진리 그 자체입니다.

 

- 무상(無常)이란 항상하지 않음이니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영원한 것이 있으니 무상하다는 것 즉 변한다는 것은 영원합니다.

  무상하니 나라고 할 것이 없습니다.(無我)

  그럼에도 나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이것을 설명하는 것이 바로 연기입니다.

  관계와 관계속에 나라는 것이 만들어집니다.

  즉 수많은 원소들이 모여서 물질을 형성합니다만 이것마저도 변합니다.

  그래서 나라는 것도 쪼개고 쪼개고 보면 공(空)입니다.

  금강경 구절마다 수없이 공성을 이야기합니다.

 

- 그러한 공함속에서도 불뇌사리탑이라고 하는 상(相) 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그런데 그 길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  아침 6시 50분에 오세암을 출발하여 길을 나섭니다.

  보슬보슬 내리는 빗속을 뚫고 가야동 계곡을 건넙니다.

  비가오니 햇볓이 따갑지 않습니다.   이는 축복입니다.

  비옷을 입은 채로 가파른 철계단을 오릅니다.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은 어느곳엔가 황금이 넘쳐날 것을 믿으며 브라질의 정글을 누빕니다.

  엘도라도가 유형의 황금이라면 불뇌사리탑은 무형의 황금일까요??

  아니면 우리도 불뇌사리탑이라는 유형의 황금을 찾아가는 길일까요??

  걷보기에는 다르지만 마음속 저변에 황금의 엘도라도가 자리한 것은 아닌가 합니다.

 

- 다만 진신사리탑을 향해 가는 길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자장스님께서는 왜 이렇게 높은 곳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서

  체력약한 이 중생을 힘들게 하십니까??? 하고 원망도 해봅니다만

  아무리 원망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아무리 내 몸을 불사리탑에 옮겨놓아 주시라고 기도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다만 한 걸음 옮기면 한 걸음 만큼만 가까워질 뿐입니다.  

  연기법은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고 틀림이 없습니다.

  내가 배가 고픈데 친한 친구가, 부모가 아무리 밥을 먹어도 내 배는 부르지 않습니다.

  남의 발걸음이 아무리 사리탑에 가까워 진다해도 그것은 그 사람의 일일 뿐입니다.

  바로 이것을 배워갑니다...... 연기의 진리를.....

 

-  그러나 힘들어 하는 이의 배낭을 받아 앞 뒤로 매고 짐을 덜어줍니다.

  힘들어 하는 이를 어르고 달래며 힘을 보태줍니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박운성 거사입니다. 

  당신이 있어 봉정암을 오를 수 있었습니다.  

 

 

- 멀리 구름에 휩싸인 설악의 암봉들이 그저 감탄을 자아냅니다.

  저는 글솜씨가 없어 아름다운 풍광을 풀어내지 못합니다.

  사진솜씨도 부족하여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내지도 못합니다.

 

 

- 어언 세시간여가 지났습니다.

 앞서간 짱짱한 다리의 소유자들은 이미 불사리탑에서 기도를 하겠지요.

 마지막 일행이 고지에 다다랐습니다.

 정상에 올라 숨을 고릅니다.

 소위 일진들은 간 곳이 없고 천신만고 끝에 봉정에 오른 삼진들입니다. 

 1진이면 어떻고 3진이면 어떻습니까??

 그저 장하십니다.

 장한 그 원력으로 부디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피가 가득하시길 빕니다.  

 

 

- 봉정암의 석가모니부처님 진신사리탑입니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31호라 하는데요... 그것은 알 바 아닙니다.

  다만 아픈 육신을 걸머지고 봉정암에 오른 것 만이 사실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석거모니 부처님께서는 지금으로부터 2600여년전 이세상에 오셔서 

  29세에 진리를 향한 출가의 길을 떠납니다.. 그것은 단순 가출이 아닙니다.  

  위대한 포기이자 버림입니다. 

  부귀와 영화, 세속적인 성공 등 그 모든 것을 버립니다.

  그리고 6년 동안 설산을 전전하며 고행을 합니다만 깨달음에 이르지 못합니다.

  이에 마음을 고쳐먹고 머리를 깍고 정갈하게 목욕을 합니다.

  수자타라는 여인이 끓여준 유미죽을 먹고  기운을 차립니다. 

  그리고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7일만에 정각을 이룹니다.

  이후 교진여 등 다섯명의 비구에게 초전법륜을 편 이래 45년간 중생교화에 전념합니다.

  무상의 진리는 부처님을 비켜가지 않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이 80세되던 2월 15일 육신의 탈을 벗고 열반에 듭니다.

  밧지족을 중심으로 다비를 진행하니 사리가 여덟 섬 하고도 다섯말이 나옵니다.

  이에 여덟나라가 논의 끝에 부처님의 사리를 나눠가져다 탑을 세웁니다.

  그 부처님의 사리가 중국에 들어오고 자장율사의 손을 거쳐 이곳 소청봉에 모셔집니다. 

 

- 부처님의 진신사리탑은 설악의 단단한 바위를 기단 삼아 세워졌습니다.

  기단부에는 각 면에 총  4장씩 16개의 연잎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시대적으로는 고려시대 양식을 하고 있답니다.

  자장스님이 처음 불사리를 모신 이후

  고려시대에 불사를 통해  사리탑을 조성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 전북불교전법사회 강제상회장이십니다.

  군부대(김제대대) 법회, 군경묘지 법회 등

  참으로 불법홍포를 위해 여러가지 일을 하고 계십니다. 

  특히 이번 동참자 중에 아마도 가장 고령(??)자가 아닌가 합니다.

  장하십니다.

  내심 걱정을 했는데 제 도움을 전혀 받지 않으시고 이곳까지 오셨으니....

  이차인연 공덕으로 더욱 건강하셔서 불법홍포에 매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보현행 보살님 ! 

  힘들어 하시면서도 기어이 봉정암에 오르셨군요....  감축드립니다. 

  이 순간 무슨생각이 드시는지요??

  부디 이차인연 공덕으로 소원성취하시기 바랍니다.

  

 

 

- 처처불상이요!  사사불공이라 했습니다.

  그 어느곳 부처님이 아니계신 곳이 없고, 하는 일 마다 불공아닌 것이 없습니다.

  힘들다는 핑게로 설악의 아름다움을 지나치는 것 역시 불자의 도리는 아닙니다.

  암봉을 휘감은 구름의 천변만화를.......  그냥 지나치는 것은 도리가 아니지요..

 

 

- 봉정암 산신각(산령각)입니다.

  사실 산신각을 보면서 부처님의 가르침과 맞느냐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자타불이(自他不二) 입니다.

  너와 내가 다름이 없다는 것입니다.

  나 만을 생각하니 세상이 어지러워집니다.

  자연도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가진 동업중생입니다.

  인간이 자연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함을 버려야 합니다.

  4대강이 인간에게 무엇을 요구했기에 저토록 파 헤치는 것입니까??

  산신각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혜를 가르치는 곳입니다.

  사람은 자연보호... 자연은 사람보호... 

 

 

- 윤장대입니다.

  용문사 윤장대가 유명한데요....

  윤장대란 경전을 보관하는 보관함입니다.

  경전을 보관하고 읽어야 공덕이지만 까막눈 중생들이 글을 모르니

  경전을 보관한 함을 돌려서라도 공덕을 쌓고자 하는 성물입니다. 

 

 

- 봉정암 적멸보궁입니다.

  적멸보궁이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사찰에서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은 전각을 이름입니다. 

  대개는 부처님의 진신사리탑을 향하여 창을 내고

  불상을 모시는 대좌에는 수미단(방석)만 있지요.

  진신사리탑이 불상을 대신하는 것이구요..... 

 

 

- 봉정암 적멸보궁 오르는 계단에서 증거사진을 확보합니다.

  힘들게 산을 오르셨을텐데 피로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군요....

 

 

- 봉정암 공양도 오세암과 다름이 없습니다.

  아니 오세암보다 봉정암 미역국이 원조지요....  

 

 

- 이제는 가야만합니다.

  누군가 말했다지요... 산을 오르는 이유는 내려가기 위해서라고.......

  백담사길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장장 10여㎞ 장정걸음으로 4시간여가 걸립니다.

  내려가는 길이 아무리 힘들어도 오르는 길만하냐고 합니다만은

  걸어보십시요..... 그말이 맞나 맞지 않나...

  산천경개를 감상하며 길을 나섭니다만 풀려버린 다리는 쉬어가자고 아우성입니다.

  그래도 아름자운 설악의 풍광을 즐기며 길을 재촉합니다. 

 

 

- 이번 봉정암 순례길에 용감히 나선 선이, 경희 자매입니다.

  두 분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끌어주고 밀어주며 어려운 봉정암 순례길을 무사히 회향하신 두 분 경하드립니다.

  이차인연 공덕으로 부디 소원성취 하시기 바랍니다.  

 

 

- 봉정암을 출발한 지 세시간여가 지나니 백담사가 보입니다.

  설악산 백담사 !!

  봉정암과 오세암, 영시암을 품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백담사.....

  거듭되는 화마에 그 이름을 백개의 웅덩이란 뜻의 백담사라 고쳤으면서도

  또 다시 화마를 입은 백담사.....

  설잠 김시습과 만해 한용운의 올곧은 사상과 저서가 잉태된 곳입니다.

  백담사 솟을대문입니다.

  솟을대문은 양반가의 건축양식입니다만 아마 양반문화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 백담사 하면 만해스님이나 설잠, 설정 등의 고승이 생각나야 하는데....

  속진에 찌든 사바세계 중생들에게는 전두환의 백담사행이 더 기억에 있습니다.

  그래서 전두환이 머물렀던 방에 더 관심이 간답니다.

  불교와 전두환과의 악연과 선연은 다 묻어버렸지만

  아직도 악연의 그림자는 불교계를 얼씬거리고 선연의 그림자 역시 백담사를 넘지 못합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그의 처 이순자여사가 머물던 화엄실입니다.

  당시만 해도 번듯한 수심교도 없었고 도로도 닦이지 않았던 오지 백담사가

  세인의 주목을 받고 외형적 발전의 계기가 되었으니...쯔쯔쯔 

 

 

- 아직도 백담사를 찾는 이들의 관심사는 전두환 전대통령입니다.

  그가 머물렀던 화엄실과 목욕할 때 사용하던 고무통이 최대 관심사구요....

 

- 그러나  세상이야기로 봉정암 순례기를 마무리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녁공양까지 마치고 출발한 시각이 일곱시가 됩니다.

  부지런히 달려 12시가 되기 전에 전주에 도착했지요.

  봉정암 진신사리를 찾아 가쁜 숨을 몰아쉬던 그 시각 !!

  한국은 그리스와의 남아공 월드컵 예선에서 이정수와 박지성의 골로 2대0 완승을 했구요.

 

- 아!! 봉정암!! 하면서 로망으로만 간직하였던 분들이 꿈을 깨셨다면 다행입니다.

  오세암과 봉정암의 기도로 가피를 입으셨다면 축하를 드립니다.

  봉정암 높은 곳에 세상사 온갖 근심을 내려놓으셨다면 참 장하십니다.

  봉정암을 참배한 이차인연 공덕으로 

  원하옵건데 사생육도의 유정중생들이

  다겁생래로 지은 모든 업장을 참회하고 소멸시키고

  세세년년동안 보살도를 닦아 다함께 성불하기를 발원합니다.

  나무서가모니불, 나무서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 서가모니불!!

 

               혜림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