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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구경

112. 다 같은 깃발 번(幡)과 당(幢)

by 혜림의 혜림헌 2026. 2. 4.

사찰에서는 두 종류의 깃발이 사용됩니다.

둘 다 불·보살의 위덕을 찬탄하고 도량을 장엄하는 용도입니다.

하나가 당(幢)이고, 다른 하나가 번(幡)이니 구분이 애매합니다.

당은 막대기 끝에 매단 깃발로 주로 야외 표시용으로 걸어둡니다.

번은 세로로 늘어뜨린 깃발로 재의 장엄과 가림막으로 사용됩니다.

 

당은 왕의 호위병이나 장군이 병사를 통솔할 때 사용했던 군기의 일종으로 사찰에서는 상징과 표시의 용도로 사용됩니다.

높다란 당간에 매달아 ‘여기서부터는 신성한 곳’임을 표시합니다.

용두당(龍頭幢), 여의당(如意幢), 마니당(摩尼幢)이라고 합니다.

 

번은 상하로 길게 늘어뜨린 장방형의 장엄용 깃발을 말합니다.

성자가 상주하는 신성한 곳임을 나타내거나, 의식의 밀행성을 위해 의식장소 주변을 은폐하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실내에서는 기둥이나 천개, 병풍을 사용하고, 실외에서는 기다랗게 줄을 친 다음 줄에 매달아 늘어뜨리는 게 번입니다.

 

번은 각종 의식에서 성격에 따라 알맞은 번을 매달게 됩니다.

천도재에서는 영가를 극락으로 인도하는 인로왕보살의 인로왕번을, 일반 법회에서는 중앙에는 비로자나불번, 동에는 약사불번, 서에는 아미타불번, 남에는 보생불번, 북에는 부동존불번을 걸었으니 이를 오방불번이라 합니다.

 

요즘 들어 사찰마다에는 수많은 재의식이 열립니다.

고도로 과학문명이 발달한 시대에 웬 재가 그리 많은 걸까요?

그동안은 49재나 천도재 정도만 알았었는데 관음재일, 지장 재일에 더해 예수재, 수륙재, 영산재, 산신재, 상주공권재까지 많습니다.

수많은 재가 삶을 윤택하게 하는 좋은 일인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재(齋)가 재(財)와 관련이 깊어 보이는데 어쩝니까?

세상의 모든 행위의 궁극에는 경제 즉 돈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맹자는 말합니다. 항산(恒産)이 있어야 항심(恒心)이 나온다고!

(오방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