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강렬한 인도에서 직사광선은 선이 아닌 악에 가깝습니다.
햇빛을 가리는 일산(日傘)은 생활용품에서 신성성을 갖춘 장엄물로 사원에 들어와 영구시설인 집 안의 집(닫집)으로 변화합니다.
산개(傘蓋) 또는 보개(寶蓋)라고 하는 닫집은 사찰의 불보살님과 궁궐의 왕이 앉는 대좌 위에 설치되어 권위를 상징하였습니다.
힌두교 사원의 신상(神像) 위에도 고급 천으로 만든 화려한 일산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일산이 건축화하여 닫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닫집은 사찰이나 궁전에만 있지 않고 서양건축에서도 교회와 사원, 제단과 무덤 위에 캐노피 형태로 설치됩니다.
당초 불전(佛殿) 중앙에 금색 불상을 모시니 금당(金堂)입니다.
과거 예경은 불상이나 금당을 도는 요잡(繞匝)형식이었지만 깨치면 부처가 되는 선종에서는 선사들의 법문이 불상보다 먼저입니다.
법문을 들으려는 대중이 늘어나니 불단이 뒤편 벽으로 이동합니다.
불전의 성격도 요잡 중심에서 법문을 설하는 용도로 변화 합니다.
금당은 법당이 되고, 벽돌바닥은 마루가 되어 신발을 벗게 됩니다.
법당에는 특별히 닫집을 설치하여 부처님의 위엄을 드높입니다.
닫집에는 불국정토의 멋진 이름을 빌려 석가모니불 궁전은 적멸궁, 아미타불 궁전은 칠보궁, 약사여래불 궁전은 만월궁으로 부릅니다.
닫집은 형태에 따라 보궁형, 보개형, 운궁형으로 구분합니다.
보궁(寶宮)형은 헛기둥(虛柱)을 세우고 집을 지어 화려합니다.
보개(寶蓋)형은 천장을 함몰하여 공포를 얹어 모양만 갖춥니다.
운궁(雲宮)형은 편액처럼 염우판(廉遇板)을 두르고 적첩(赤貼)판을 댄 형태로 다소 간소화 된 모습입니다.
인간의 장식성과 예술혼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실용에서 시작하여 장식이 가미되고, 장식은 다시 예술이 됩니다.
마침내는 예술만을 위한 행위가 인정을 받는 시대를 살게 됩니다.
우리의 시야도 실용에서 장식으로, 다시 예술로 변화해야 합니다.
따가운 햇빛을 가리던 일산이 부처님을 빛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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