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의 유골을 봉안하는 조형물을 승탑(僧塔)이라고 합니다.
2000년 초까지는 승탑보다는 부도(浮屠)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는데 붓다(Buddha)에서 유래된 불탑과 구분하여 승탑이라고 합니다.
부도전도 요즘은 승탑원으로 개명허가를 얻었습니다.
불교가 개창된 이후 수많은 제자와 수행자가 배출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이들의 유골을 별도로 봉안하고 숭앙하지는 않았습니다.
불교는 원시불교, 부파불교, 대승불교시대를 지나면서 남과 북으로 전파되어 남방불교와 북방불교로 조금씩 성격이 달라집니다.
중국불교는 달마대사와 역대조사의 활약으로 선불교가 유행합니다.
신라에도 9세기 당나라에서 선종이 들어와 구산선문이 개창됩니다.
선불교는 누구나 깨달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종파입니다.
선문(禪門)의 제자들은 자신들의 스승이 입적하면 부처님에 준하여 다비를 하고 유골을 보존하는 승탑을 조성합니다.
삼국유사에 원광법사(542~640년) 승탑 조성 기록이 전합니다.
양양 진전사지에는 가장 오래된 승탑이 전해지는데 승탑의 주인은 조계종의 종조로 추앙되는 도의선사(생몰미상)로 추정됩니다.
신라의 승탑은 초기 당나라 탑을 모방하여 팔각당식(八角堂式)으로 조성되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신라만의 고유양식을 완성합니다.
주요 특징은 기단부가 커지고 장식의 화려함이 극대화됩니다.
팔각당식은 4각(方形) 지대석 위에 8각의 하대석, 중대석, 상대석, 탑신 받침, 탑신석, 지붕돌을 올리고 맨 위는 상륜이 장식합니다.
하대석과 중대석, 상대석에는 사자, 연꽃, 구름, 용을 조각합니다.
고려시대 승탑은 팔각당형 대석이 커지고 특수형이 나타납니다.
특수형은 석종·석등·골호(骨壺)·석탑·사각당(四角堂) 등입니다.
조선시대 들어 불교의 위상은 끝없이 추락합니다.
국왕은 정책으로, 사대부는 집단상소와 차별로 불교를 탄압합니다.
그런 한편에서 왕실은 내불당을 짓고, 사대부의 여인들과 서민들은 사찰을 찾아 가문의 번성을 비는 이중성이 심화 됩니다.
승탑 역시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장식과 다양성이 사라집니다.
성리학의 폐쇄사회는 종을 엎어놓은 석종형 승탑을 만들어 냅니다.
현전하는 팔각당식 승탑은 최고의 예술작품입니다.
화순 쌍봉사 철감선사탑, 남원 실상사 수철화상탑, 지리산 연곡사 승탑, 운룡문(雲龍文) 부조의 원주 고달사지 승탑이 전합니다.
이들 승탑은 인간의 예술적 역량이 어디까지 인가를 보여줍니다.
영웅은 업적과 스토리, 이들을 확인해 주는 기록이 만듭니다.
승탑만 세워 놓으니 선사들의 삶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승탑은 느낌은 있지만,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스승의 유골이 봉안된 승탑과 스승의 일생을 기록한 비석을 나란히 세워 놓으니 완전체를 이룬 느낌이 들어 뿌듯합니다.
이제부터는 승탑과 탑비를 함께 세우는 문화가 형성됩니다.
초창기 승탑은 열반하신 스님과 인연이 깊은 곳에 설치됩니다.
높이 서 있던 승탑과 탑비는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집니다.
탑비는 사라지고 지붕돌과 귀부로 불리는 받침돌만 남기도 합니다.
폐사지가 아닌 사찰에도 귀부와 지붕돌만 남은 탑비가 여럿입니다.
무너진 승탑과 탑비가 다시 서지 않은 데는 재정 문제가 있습니다.
관리되지 않고 방치된 승탑과 탑비는 스님 보기에도 민망합니다.
뜻 있는 스님과 사찰에서 승탑 종합관리계획을 추진하게 됩니다.
말이 좋아 승탑 종합관리계획이지 뚜렷하고 뾰쪽한 수는 없습니다.
무너진 승탑과 탑비를 한 곳에 모아 관리의 효율을 도모합니다.
사찰 가는 길목이나 뒤쪽에서 승탑원을 볼 수 있게 된 연유입니다.
승탑원의 승탑과 탑비를 보며 선사들의 향기를 느껴봅니다.
승탑에 새겨진 스님의 법호와 법명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선운사에는 추사가 화엄에 대해 공박한 백파스님을 기려 ‘화엄종주 백파대율사 대기대용지비(華嚴宗主白坡大律師 大機大用之碑)’라 쓴탑비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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