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 가는 길은 언제나 새롭습니다.
전라북도 완주군 경천면에는 불명산 화암사라는 걸출한 절집이 있지요.
누군가는 곱게 늙은 절이라 이름지어주구,
누군가는 꼭꼭 숨겨놓고 자기만 보고싶다고도 하였는데......
걸출하다 하니 그 모습이 웅장하다거나 해야하지만....... 그렇지는 않구
그럼 무슨 연유로 화암사 절집을 걸출하다 하였을까요?
그 연유야 차차 이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걍 갑니다.
화암사는 원효스님께서 지었다는 유래가 전하니 뭐 그것두 믿읍시다.
요즘 실증사학이라 하여 학계에서는 기록에 나와있는 사실도 증거를 대라하니
증거를 대면 좋겠지만 그 증거가 증거로서의 가치가 있느냐부터,
증거랍시고 있다하여 그것이 사실이라고 할 수도 없으려니와
그렇지 않더라도 아니라 할 만한 뭐는 없으니까요.
그 후 조일전쟁(흔히 임진왜란, 정유재란)의 결과로 불타 없어진 것을
광해군 시절에 중창복원하였다는 역사가 전해옵니다.
사실 오늘은 역사를 말하려 한 것은 아니구 소나기 뒤에 나타나는 화암사 폭포를
몇 장의 사진으로 보여드리려 왔다가 절집까지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화암사 초입의 안내판이군요.
뭐 제주도의 엉또폭포에 비하면 왜소하지만 그래도 비온 뒤 찾은 화암사에서
마음에 묻은 때를 씻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폭포입니다.
아 근데 이름이 아직 없답니다.
화암사쪽으로 걸음을 더 옮기면 또 다른 폭포가.......
화암사 오르는 계단입니다.
20여년 전에 위험한 경사로를 대신하여 설치된 철제 계단입니다.
덕에 절집을 찾는 이들의 위험은 덜었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계단 아래의 폭포는 가려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계단 오르기 전 바위에 작품을 설치하였더군요.
화암사 우화루 등 전경입니다.
우화루에는 불명산 화암사(佛明山 花巖寺)라는 편액이 달려 있으니.......
우화루 아래기둥입니다.
덤벙주초(자연석 추춧돌)에 그랭이질로 다듬은 기둥을 세웠으니.......
루각 전면은 사람의 출입이 편치 않도록 하였으니 지형적인 원인
군사적인 관점에서 지어진 건물이 아닌가 짐작합니다.
우화루 옆 출입문(대문)에 새겨진 화암사 대문 시주기입니다.
총 29명의 이름이 새겨있지요.
우화루 창문입니다.
창살은 없구요. 대신 판문형태로 되어 있답니다.
걍 판자문이요!!
우화루에 매달려 있는 목어입니다.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구요... 소리도 잘 납니다.. 그렇다구 두드리진 마시구여.
화암사 극락전입니다.
1611년에 지어진 건물로 보물이랍니다.
정면 3칸, 측면3칸의 다포계 맞배지붕을 하고 있지요.
근데 더 유명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하앙식 건축기법이 발견되었다는 거지요.
하앙이란 중도리와 주심도리 사이에 하앙이란 부재를 설치함으로써 처마끝에 있는
외목도리를 일반건축보다 바깥쪽에 설치할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이렇게 하면
서까래와 부연(겹 서까래)으로 구성된 처마길이가 길어지는 효과를 보게됩니다.
이리 하면 긴 처마로 인해 기둥 아래부분이 비나 눈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고
사람의 활동공간도 넓어지게 되지요.
근데 이 하앙기법이 중국과 일본에만 있다보니 일본학계에서는 이를 이유로
한반도의 문화가 일본에 전해진 것이 아니라 일본은 중국대륙과 직접적인
교류를 한 것이라는 주장의 빌미가 되었답니다.
다행히 화암사 하앙이 발견됨으로써
일본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근거가 된 것이지요.
극락전 편액입니다. 뭐 이상한 것 없수???
편액이 글자마다 따루 설치되었답니다.
이런 경우는 편액 설치의 용이성 등에 기인하구요....
조금은 낮은 처마 등으로 그리되지 않았나 추측만 합니다.
우화루 편액입니다.
우화루 서까래 모습입니다.
이런 형식의 천장을 연등천장이라 하지요.
절집 안에서 본 우화루입니다.
우화루 내진주(안기둥)에 매달린 목탁입니다.
아주 투박하구요...
화암사 적묵당입니다.
용도는 승당이라 하면 될까요?? 요사채 정도?
적묵당 기둥입니다. 궁금하시죠????? 왜 사진을 찍었을까??
사실 이 기둥은 굽은 나무였습니다.... 산을 지켜야할 나무라는 것이지요.
말 그대로 기둥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한 나무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네 훌륭하신 목수님은
- 굽은나무 바깥부분은 톱으로 잘라내구여....
- 나무의 굽은 안쪽 부분에는 톱집을 낸 다음 쐐기를 박아 바로 편것입니다.
굽은나무도 훌륭한 기둥으로 탄생시키는 우리네 목조건축술에 박수를.......
이제 관심이 조금 가시는지요....
적묵당 굴뚝입니다.
앙증맞기에 한 컷.......
화암사 부도입니다.... 근데 기록이 없더군요.
우보익생만허공(雨寶益生滿虛空) 중생수기득이익(衆生隨器得利益)이라!!!!
법성게에 나오는 구절이구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직풀이를 하면
- 중생을 이롭게 하는 보배로운 비는 허공중에 가득하나
중생들은 각기 가진 그릇의 크기만큼 이익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허공중에 만복이 가득한데도 중생들은 복 빌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자신이 가진 그릇의 크기가 작음을 알지못하고 말이지요.
이제부터는 복을 빌 것이 아니라 자신의 그릇 크기를 키우시기 바랍니다...
혜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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