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맛이 있을까요????
70년대 선방의 모습을 그린 선방일기라는 책이 있는데요.
지허라는 법명을 가지신 분이 쓴 책입니다.
물론 지허스님에 대해서는 더 알려진 것이 없구요.......
오대산 상원사에는 적멸보궁과 문수동자상 외에 청량선원이 있습니다.
청량선원에는 당대의 선승이신 한암선사께서 27년간이나 동구불출(洞口不出)하시면서
납자를 지도하시다가 좌탈입망(앉아서 열반에 드심) 하셨으니
그 기개와 규율이 짐작이 갑니다만, 음식 그중에서도 감자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합니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70년대..... 가을에 수확한 감자는 1년의 양식이 된다 합니다.
그래 원주스님(절 살림살이 담당)은 감자마저 아껴서 절 살림을 추려나가는데
먹을 것이 부실한 선방 스님들이 동지섯달 긴긴밤 출출한 배를 이기지 못하고
감자를 훔쳐(??)서 구워먹곤 하였답니다.
원주스님은 감자를 아껴먹도록 부탁도 하고 열쇠를 채우기도 합니다만
야밤의 감자서리가 멈춰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지신다면 당대의 원주스님 자격이 없겠지요.
그 후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몇날며칠을 감자밥, 감자국, 감자나물로만 공양을 준비합니다.
그 맛(?) 있던 감자도 하루 이틀이지 드디어 선방 스님들이 두 손을 들고 항복을 합니다.
다시는 감자서리를 하지 않을 테니 제발 감자공양을 줄이라(?)고 말입니다.
그 맛있던 감자가????? 참으로 묘한 일입니다.
절집의 스님이 이러할진대....
참으로 음식에 맛이 있다는 말이 헛된 소리임이 증명되는 순간입니다.
우리절 제 17차 가람순례는 조계종 11교구본사인 불국사, 석굴암으로 떠납니다.
석굴암 일주문 앞에 서서 김대성을 생각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불국사와 석굴암은 김대성이 창건 하였다고 전해집니다.
본디 김대성은 가난하게 머슴살이하던 인물이었습니다만
아쉬움 없이 부자로 잘 사는 주인마나님이 안락장수를 누리기 위해 보시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복을 지어 안락장수를 누리고자 얼마 안 되는 밭을 팔아 보시를 합니다.
그런데 보시를 한 후에 대성은 죽게 되고 김문량의 집에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대성은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굴사(지금의 석굴암)를 짓고
현생부모인 김문량을 위해 불국사를 짓게 되니 바로 오늘날의 석굴암과 불국사가 있게 된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평생을 두고 갚아야 할 가난이라는 업장을 한순간에 갚고
새로운 몸을 얻게 된 불교의 윤회와 업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일주문, 천왕문 그리고 연지를 지나면 자하문에 오르는 청운교 백운교가 있습니다.
위쪽이 청운교이고 아래쪽이 백운교입니다.
청운교, 백운교 주변으로 잘 쌓여진 석축이 있으니 석축 위는 부처님 세상이고
그 아래는 중생계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석축도 아래는 자연석으로 쌓은 반면 위는 다듬은 인공석으로 꾸렸으니
부처님세상의 정돈된 모습과 중생계의 자연적인 모습이 너무나 대비됩니다.
또한 부처님 몸에서는 자색 서기가 서린다는 자금광신(紫金光身)에서 유래된
부처님 세계를 나타내는 자하문이 있구요.
자하문 아래쪽에는 연화․칠보교가 있고 그 위에 안양문이 있으니
바로 극락세계를 나타내는 극락전 영역입니다.
물론 중간에는 높게 자리한 범영루가 있습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상근기 수행자는 단박에 청운교백운교를 건너 부처님 세계에 도달하지만
하근기 중생들은 아미타부처님의 영접을 기대하며 열심히 기도하라는 가르침이랍니다.
대웅전은 큰 영웅이 머무는 곳입니다.
흑백사진이 어떻습니까??
혹 30여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지 않으신가요 ????
보수공사중인 다보탑과 석가탑입니다.
탑이야 다 아실터이니 다보탑만 설명을 드립니다.
우선 신라인들이 단단한 돌을 찰흙 주무르듯 하여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낸 것도 위대하구요.
묘법연화경 견보탑품에 보면 다보여래가 원을 세우기를
“어느 곳 이든지 묘법연화경을 설하는 곳이면 빠짐없이 찾아가
다보탑을 솟아나게 하여 경을 듣고
묘법연화경이 진리의 말씀임을 증명하고 찬탄한다”는 원을 세웁니다.
즉 다보탑은 석가여래의 설법이 진리임을 증명하는 탑인 것입니다.
그래서 다보탑과 석가탑이 나란히 있는 것이구요.
물론 다보탑 자체가 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만
구례 화엄사 각황전에 다보여래가 모셔져 있구요.
양산 통도사 영산전에는 다보탑이 벽화로 모셔져있기도 합니다.
회랑이라는 시설입니다.
물론 경복궁 등 궁궐에서 볼수 있구요.
회랑은 복도와 같은 것입니다.
궂은 날에도 비를 피하여 전각 사이를 이동할 수 있고 기능적으로 훌륭한 시설입니다.
무설전입니다.
말로써 말 많으니 말뿐인가 하노라.
무설전은 글자대로라면 말없는 큰집인데요.
사실 이곳에서 가장 많은 말을 듣게 된답니다.
왜냐구요???? 강당이거든요.
웅장한 것이 참으로 멋져부러요.
근데 안으로 들어가면 구화산에 계시는 김교각 지장스님의 입상이 모셔져 있구요.
무엇보다도 속살을 드러낸 연등천장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천장과 관련하여 천정과 천장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각 구조물의 지붕 밑 막이장치를 천장(天障)이라 하구요.
그런데 천장을 아름답게 장식하여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장식을 하니
이를 일러 우물천장이라 합니다만 이 말이 와전되어 천장이 천정이 되기도 하구요.
특히 서까래가 드러나는 천장을 연등천장이라 합니다.
위에 보시는 무설전의 연등천장이 참으로 아름답지요??
아름다운 연등천장은 예산 수덕사 대웅전, 영천 은혜사 거조암이 유명합니다.
관음전은 너무나 유명한 관음신앙과 관련된 것이니 설명이 필요 없구요.
관세음보살은 천수관음, 수월관음, 해수관음, 양류관음, 33관음 등등등
그 종류가 많기도 하니 그 만큼 우리와 친밀하다는 의미도 있구요.
천수관음은 천개의 손과 천개의 눈으로 우리를 보살핀다는 뜻인가요????
수월관음은 말 그대로 구름위에 모셔진 관세음보살님을 말하는데
강진 무위사 극락전 뒤편의 벽화가 유명하구요.
해수관음은 뭐 여수 향일암, 낙산사, 남해 보리암 등 수없이 많구요...
양류관음은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만
마곡사에 가시면 볼 수(?) 있는지 정확하지가 않군요.
극락전 옆에 비로전이 있는데요...
비로전은 대일여래 광명 즉 바이로차나 부처님을 모신 전각입니다.
티벳 등에서는 대일여래를 중심으로 화엄세계를 그린 만다라를 조성합니다만
몇날 며칠에 걸쳐 모래로 만다라를 조성한 후에 한 순간에 모래를 흩어버립니다.
즉 무상을 설명하는 것이랍니다.
극락전입니다.
원래는 연화칠보교를 지나 극락전에 이르게 되어있지만 돌아가야지요????
아미타부처님이야 너무 잘 아는 것이구요.
극락전 현판 가운데에 금돼지가 있어 한몫 본다고 합니다.
잘 보이실지 모릅니다만 극락전 현판 뒤의 금돼지입니다.
MBC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어 널리 알려져있습니다만
혹여 못보고 오셨으면 사진으로 대신 하시기 바랍니다.
인도에서는 다산과 행운을 상징하는 비슈누신의 화현이라하네요.
근데 이 금돼지는 불국사에서도 모르고 지내다가 2007년도에 관광객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고 이제는 아예 극락전 앞에 금돼지상도 만들어놓았지 뭡니까????
근데 결정적으로 안보인다구요????? 이를 어쩌나??
극락전 현판 뒤 정확히는 "락"자 뒤에 있으니 잘 살펴보세요..
다음에는 제 뒤를 따르시도록...... 그러면 보인다니까요..
많은 분들께서 불국사가는 길에 동참을 하셨는데요.
소중하고 귀한 시간이 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단순히 불국사를 다녀왔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보고 느끼고 회향하는 기회가 되셨으면 합니다.
사실 불국사 이야기를 한번에 마무리한다는 것이 불가능하지요.
다시한번 시간을 내어 2호를 보내드리겠습니다.
2호에는 공양간 등 후원의 모습과 석굴암 이야기, 글구 대왕암을 설명하겠습니다.
혜림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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