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순례”라고 이름을 지었으니 가람이 무얼 말함일까 ?
가람이란 범어인 상가(samgh 僧家)와 아람마(arama 집)의 합성어인
상가람마에서 나온 말로 줄여서 가람이라 하며
그 뜻은 스님들이 사는 집 즉 절이다.
불기 2550년 11월 1일참좋은우리절의 4차 가람순례지는
경남 남해군에 자리한 화방사와 보리암이다.
가는 길의 시작은 전주시청 민원실 앞이다.
왜 하필이면 시청 민원실 앞인가에 대한 의문은 없다.
다만 지금까지 그래왔으니 오늘도 그냥 그리 하는 것이다.
화방사 가는 길은 남원, 구례, 하동을 거쳐 노량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남해대교를 건너면 된다.
노량은 이순신 장군이 최후를 맞이한 노량해전의 격전지 바로 그곳이다.
어언 400여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장군께서 흘리셨던
선홍색 핏자국의 전설은 그냥 전설일 뿐인 것이다.
남해대교를 건너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19번 국도 오른쪽에 있는
이락사(李洛祠)에 발길을 멈춘다.
이락사는 이순신장군이 관음포쪽에서 전투를 지휘하다가 적의 유탄에 맞아
숨을 거두니 관음포를 굳이 이락포라 부르는 이유를 알 것만 같다.
《前方急愼勿言我死》
이락사에는 커다란 돌에 전방급(前方急) 신물언아사(愼勿言我死)라는 글이
음각되어 있으니 그 뜻을 풀이하면
“전방이 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는 장군의 유언이다.
이락사를 뒤로하고 한참을 달리면 화방사 표지판이 나온다.
화방사에서는 화방동산이라는 노인요양원을 운영중이다.
무릇 불가의 기본은 이웃과 함께하는 삶인 것이다.
하지만 불교계에서 운영중인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앞서가는 부분은 배워야 할 터.......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화방동산에는 120여명(남 19, 여 100)의 노인들이 보호를 받으며
남은 생을 정리하고 계신다고 한다.
시설을 잠시 둘러보자.
《어이구 ! 시원하다 ! 물리치료실 내부 전경》
《가족도 만나고, 친구도 만나요.. 면회실 내부입니다》
《냠냠 식당 ! 도현스님 관심이 대단하십니다.》
《맛있는 공양을 준비하시는 .......보살님》
그림공부는 이만 하구요.
화방동산(복지원)의 미래상을 들어볼 까요 ?
지난해 두가마니의 차 씨앗을 뿌려서 앞으로 녹차를 생산할 계획이란다.
재가복지센터를 운영하여 독거노인들을 체계적으로 돌볼 수 있도록 준비중이구.
참 게이트볼장도 곧 착공할 것이라나 ?
우리절의 미래상을 정립하는데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화방동산을 뒤로하고 화방사를 향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본사인 쌍계사의 말사인 화방사는 신라 신문왕 때
원효대사가 보광산(금산)에 보광사를 세우고 망운산에 연죽사를 건립한 것이
시초로서 연죽사가 바로 화방사인 것이다.
그 후 보조국사 지눌스님의 제자인 진각국사 혜심이 영장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영장사가 임진왜란으로 불타고 인조 15년(1637)에 계원?영철 두 스님이
현 위치에 절집을 중수하면서 화방사라고 했다.
화방사에는 채진루, 대웅전, 명부전, 범종각, 삼성각 등 10여동의 전각이 있으나
채진루를 제외하고는 역사가 길지는 않다.
《대웅전 : 석가모니부처님과 문수?보현보살님을 모셨다》
대웅전 앞에는 최근에 조성된 다각의 구층탑이 있다.
통일신라고 고려초기 탑의 양식은 4각 3층, 5층탑이 일반적이다.
다각 다층탑은 몽고족이 세운 원나라가 고려를 침입하면서 들어온
라마교의 영향을 받은바 크다.
오대산 월정사나, 경천사지 10층 석탑, 마곡사 등에서 라마양식을 볼 수 있다.
특히 석탑의 경우 우리나라 탑의 주를 이룬다.(일본 목탑, 중국 전탑)
《대웅전 어간문을 통해 본 느티나무》
탑 앞 언덕에는 200여년은 넘은 듯한 느티나무 높은 가지에 등을 달아놓았는데
어찌 올랐을까 ? 하는 신기함이 앞선다.
《범종각에는 법고, 목어, 운판, 범종의 사물이 있다》
법고는 육지 중생을, 목어는 물속 중생을, 운판은 공중 중생을,
범종은 지옥과 천상의 중생까지도 제도한다고 한다.
(공양게)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화방사를 나서 보리암을 향합니다.
남해읍 가는 길 19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삼거리에 보리암 표지판이 나온다.
저수지를 끼고 10여분을 달리면 주차장이구요....
주차장에서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거금 1천원)
물론 두발로 가셔도 되지만요 !! 2시간은 족히 걸린다.
참좋은우리절 가람순례단이야 도현스님 빽(?)으로
보리암 사내버스를 이용하였지만 말이다.
보리암은 한국의 3대 관음기도 도량이다.
그래서 욕심인지 신심인지 모를 바램을 안고 찾는 이들이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운전기사의 설명을 들으니 기도객 보다는 관광객이 많다나 ?????
보리암은 앞서 언급했듯이 원효대사에 의해 보광산 보광사로 출발하였으나
이씨조선을 창업한 태조 이성계가 기도를 마친후 대업을 이루게 되자
은혜에 보답하는 뜻에서 비단산이란 뜻의 금산(錦山)으로 지명이 바뀌게 된 것이다.
보리암 역시 역사적으로 기념할 만한 건물 등은 없지만 보광전, 산신각, 범종각 등 기도와 휴식에 필요한 전각들이 많이 지어졌다.
다만 관음성지답게 3층탑 앞에 해수관음보살님이 모셔져 있다.
특히 3층 석탑은 고려초기 양식으로 자석 나침판의 바늘이
방향성을 상실한다고 하여 지관 등이 부러 살피기도 한다.
뒤편으로 해수관음보살님이 계신다.
그런데 탑돌이 하시는 신도님들이 반대방향으로 돌고 있어 바로잡는다.
즉 육상 선수처럼 왼쪽으로 돌고 있는 것이다.
탑돌이는 우요삼잡(右繞三?)이라 하여 오른쪽 어깨를 탑 쪽으로 향하여
세 바퀴를 도는 것이다.
이는 우주의 진리에 순응한다는 뜻이 담겨 있기도 하다.
불자도 배워야 한다. 다만 그 배움에 끄달려서는 안되지만 말이다.
《금산 정상의 봉수대》
금산 정상에는 봉수대가 있다.
봉수대는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꽃으로 긴급상황을 알리던 군사통신시설이다.
갑오경장시까지 실제 사용되었다 한다.
《보리암에서 본 남해》
육안으로 보기에 금산에서 바라본 남해의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 없으나,
카메라에 담겨진 모습은 해무에 가린 그저 평범한 모습으로
다만 상상력을 자극할 뿐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
사람의 눈은 자기가 보고자 하는 것만을 집중해서 바라본다.
허나 카메라라는 기계는 모든 사물을 광선과 노출, 각도, 날씨 등
주어진 여건에 따라 주관적인 관점을 배제하고 차별 없이 바라본다.
차별없는 카메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바로 부처님의 경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선은전이다》
태조 이성계가 왕이 될 것이라는 허락을 받은 기도터이다.
선은전에는 두개의 비석이 있고 가운데에는 최근 모셔진 것으로 보이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신위가 모셔져 있다.
하지만 신위로서의 역할이 있는지 아니면 관광객들의 눈요깃감인지는 알 수 없다.
선은전(璿恩殿)은 비석을 보호하는 비각으로 최근에 세워졌다.
보리암을 뒤로하고 길을 나선다.
남해 창선도와 사천시를 연결하는 총 길이 3.4㎞로 4개가 각기 다른 공법의
연륙교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히기도 하였다.
다리의 명칭은 창선대교, 늑도대교, 초양대교, 삼천포대교인데 각각 섬 등
지명에서 그 이름을 차용한 것이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기는데 반해
우리절 가람 순례단은 사진을 남긴다》
공부하는 가람순례단 !!!!!
피곤한 몸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찬불가 보급에 열중이신 보살님 !
오늘날 종교단체 현황을 개략하면
사찰은 5천여개(조계종 2,400여개)이며
스님이 2만여명(조계종 1만3천여명)이고,
교회는 5만여개로 목사만도 13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사찰과 교회가 많다고 하여 세상이 밝아지고
범죄가 줄어들었다는 소식을 아직까지 들은바 없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종교란 위대한 가르침을 말함이니 궁극적인 불교의 목적은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우리도 부처가 되겠다는 이들을
올바르게 안내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일찍이 만공스님께서 설파하셨다시피
너와 내가 둘이 아님에 뿌리를 두고 있으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열심히 배워서 향기나는 불자가 많아졌으면 한다.
순례단에 함께하신 공덕으로
어두워진 거리에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듯
세상의 등불이 되셨으면 한다.
혜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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