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태양광·버스사업 검토
천주교선 레저·상조 등 시행중대한불교조계종이 종단 내에 사업부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수익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조계종뿐 아니라 천주교 등 국내 종교들이 종교인구 감소 및 장기 불황으로 신자들의 헌금이나 기부 규모가 줄면서 재정한계를 극복하고자 수익사업에 골몰하는 상황이다.
조계종은 지난 3월 총무원법을 개정해 사업부를 설치토록 한 데 이어 지난 11일 각운 스님을 사업부장으로 임명해 본격적으로 수익사업을 모색 중이다. 이는 교구 및 사찰이 종단에 내는 분담금만으로는 장·단기적으로 종단의 재정이 한계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취임 초부터 종단의 ‘예산자립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조해왔고, 이에 따라 생수 유통·판매와 상조사업 등을 전개했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진 못했다. 이번 사업부 출범은 종단이 직접 수익사업을 챙기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다. 조계종은 수익 아이템으로 △건축 설계사무소 설립 △전세버스 사업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놓고 검토 중이다. 건축 설계사무소는 주로 사찰 건축을 대상으로 하고, 전세버스 사업도 사찰순례 연계형으로 ‘불교적 수익모델’이다. 태양광 발전은 조계종 산하 전국 사찰의 유휴지를 이용해 태양광 사업을 벌인다는 것이다.
현재 종교단체 및 종교법인은 예배와 전도 등 고유목적 사업 이외에 법인세법에 규정된 수익사업을 하는 경우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종교단체가 수익사업을 하는 데는 법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조계종은 향후 영리법인을 따로 설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천주교는 이보다 앞서 수익사업에 나서 성과를 거둔 경우다. 천주교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 100% 출자하는 형태로 2004년 ㈜평화드림을 설립해 법인 내 5개 계열사를 두고 의료 등의 물품구매, 건축, 레저, 상조 등의 사업을 진행해 지난해 2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경상비를 제외한 수익금 전액은 학교, 병원, 교회 기관에 기부돼 결과적으로 전부 교회로 다시 돌아간다는 게 평화드림의 설명이다.
종교계의 이 같은 수익사업에 대해 우려도 없지 않다. 3월 조계종 종회에서 사업부를 설치하는 총무원법 개정안을 논의할 때 종회의원 주경 스님은 “종교 단체가 사업을 해서 수익을 내고 그 수익으로 종교활동의 주요 재원을 삼는다면 종교단체의 정체성이 훼손되는 일일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는 대개 종교에 해당되는 것이다.
종교계 밖에서는 종교계의 수익사업이 주로 중소기업 영역인 데다, 내부자 거래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중소업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그동안 이끌어온 각종 사회복지사업 지출과 종교인 고령화에 따른 노후대책 등 산적한 재정문제에 부닥친 종교계는 수익사업 모색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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