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청춘들은 ‘객사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였습니다.
‘풍패지관’(객사)이 4차선 도로가 지나는 요충지였기 때문입니다.
풍패지관은 알았어도 전라감영과 전주부영은 잊혀진 이름입니다.
풍패지관은 건물이 있지만 감영과 부영은 흔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근래에 관광 자원으로 복원하고 있는 감영과 부영을 알아봅니다.
전라감영은 전라도와 제주도까지 관할하는 기관이었습니다.
감영의 하위기관인 전주부영은 전주부를 관할하는 관서입니다.
이들 관서는 조선 초부터 1896. 8. 4일 13도제(道制)가 시행되어 폐지될 때까지 약 500년간 존치된 행정관청이었습니다.
전라감영에는 정문인 포정문, 감사의 집무실인 선화당, 주거공간인 연신당과 내아, 관풍각, 전주부영 등 40여 채가 있었다고 합니다.
전라감영을 둘러싼 전주부성에 대한 기록은 대단히 부실합니다.
부성은 고려 우왕 즈음 왜구 방어를 위해 축성했다고 보여집니다.
성곽의 규모는 세종실록지리지에 1,288보, 여지승람에는 5,356척, 전주부지에는 2,680보(步)라 기록되어 있습니다.
1보를 두 걸음인 156㎝로, 한 걸음을 78㎝인 반보, 1척을 32㎝로 본다면 대략 2천 미터 내외의 크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만 한양도성처럼 석성이 아니라, 일부는 석성, 일부는 토성 또는 목책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더하여 성의 둘레가 긴 시간 동안 같은 길이였다는 보장도 없으니, 필요에 따라 다소 증감되었을 가능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록이 없던 부성은 영조 43년(1767) 관찰사 홍낙인이 부임하여 남문과 서문을 중건했다고 기록됩니다.
부잣집 담장도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무너져 내립니다.
한양 도성이건 읍성이건 부잣집 담장의 운명과 다르지는 않습니다.
풍전등화의 조선왕조는 지방 읍성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었습니다.
일부에서 일제가 우리의 얼을 말살하기 위해 의도를 가지고 읍성을 헐었다는 주장을 합니다만 일부 무리한 해석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1908년 착공한 전동성당의 주춧돌도 폐석재를 활용했다 합니다.
실제 1910년을 전후해 남아 있던 전주부성은 완전히 사라집니다.
동서남북을 수호하던 완동(完東)문, 패서(浿西)문, 풍남(豊南)문, 공북(拱北)문의 4대 문도 풍남문만 용케 살아남았습니다.
감영 건물도 전라북도청사로 사용되면서 점차 현대화됩니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선화당도 1951년 폭발 사고로 사라집니다.
1921년 지은 콘크리트 청사도 도청 이전 후 2015년 철거됩니다.
2017년 전라감영 복원이 아닌 감영 건물 복제사업이 시작됩니다.
선화당, 연신당, 내아, 관풍각 등이 세워지니 2020년 10월입니다.
500년은 아니지만 200여년 전에 심어진 회화나무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조선시대에 관찰사를 비롯하여 관속과 구사들이 근무하던 감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감영건물에서 관찰사나 부윤이 행했을 행정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아마 중앙정부의 세수 목표를 헤아려 각 군현에 적의 배분합니다.
현직 관원이나 과거시험 예정자를 제외하고 군역을 부과합니다.
환곡은 가급적 전량을 빌려주고 이자까지 계산하여 회수합니다.
재해 발생시는 물론 성곽보수 등 대규모 공사 인력을 징발합니다.
광주나 나주, 멀리 제주도에서 제기하는 재판은 골치가 아픕니다.
특히 양반가 문중끼리 맞붙은 산송(山訟)은 더 골치가 아픕니다.
근데 이런 업무는 유명한 전주 아전들이 다들 잘 알아서 했습니다.
전주의 아전들은 아주 유능?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전라감영의 아전들은 악명을 떨칠 정도로 유능했습니다.
아전들은 급여가 없었음에도 설발 할 때마다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급여도 없는 아전직을 자손에게 물려줄 정도로 인기가 있습니다.
아전들은 이두와 회계, 세무, 물품과 창고관리에도 아주 능합니다.
재판과 회의에서는 속기사처럼 능숙하게 이두문으로 기록합니다.
이두에 둔하고, 현지사정에 어두웠던 수령들은 각종 장부의 기록은 물론 현장에서 일어난 사건을 전적으로 아전에 의지해 처결합니다.
전라감영을 향하는 남도 아전들이 갈재에서 부터 긴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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