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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회상

(김천 직지사) 직지인심이면 견성성불하리라...

by 혜림의 혜림헌 2011. 3. 25.

 

- 경부고속도로 추풍령을 지나 황악산 자락에 직지사가 았습니다.

불립문자(不立文字)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

어디선가 들어본 말 같군요.

선종을 지향하는 조계종의 종지라고 할까요??

문자를 따로 세우지 않고 곧바로 마음을 가리켜 불도를 이룬다??

그 뜻을 알 것 같기도 하고 참으로 거시기합니다.

아마 김천 직지사의 이름이 지어지는 근본이 여기가 아닌가 합니다.

뭐 전하는 말로는 아도화상이 선산의 도리사를 짓고 "저기도 절터가 있다"하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킨(直指) 데서 유래한다고도 하고,

고려 태조때 능여큰스님이 불사를 하면서 자도 없이 손으로만 가늠하여 지었다는 이야기 등....

 

- 직지사 일주문입니다.

맞배지붕에 X자 부재로 기둥을 장식하여 안정성을 키웠더군요.

 

- 자하문 편액은 일주문 후면에 있습니다.

자하문은 서울 도성의 창의문을 자하문이라 하구요..

근데 절집에서는 불국사에 자하문이 있지요... 

나름대로 해석하자면 자줏빛 안개가 서린 문이라는 뜻이니 그 의미가 남다르군요.

자줏빛 서기가 서린 곳을 지나면 불국정토가 있다는 뭐 그런 뜻이 아닐까요?

 

- 대양문입니다.

대양문 역시 자주 들어보는 이름은 아니지만 부처님의 대 광명을 지칭??

건축양식은 맞배지붕에 익공기법으로 커다란 소나무가 둘러있어 색다른 아름다움이 있지요.

 

- 금강문이군요.

역시 맞배지붕에 익공약식에서 조금은 진전하였지만 주심포 건물이라 하기엔 부족하구요..

굳이 의미를 설명할 필요는 없겠구요.....

 

- 만세루를 지나 누하진입을 하면 곧바로 대웅전입니다.

대웅전 안에 모셔진 삼존불 뒤편의 후불탱화는 조선 영조때 그려진 것이랍니다.

 

앞에 모셔진 2기의 탑은 문경에 있는 도천사지에서 모셔온 것이라 하니

1970년대 직지사의 정치적 위상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교(政敎) 분리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인류 역사는 그렇지가 않더군요.

뭐 우리나라의 작금의 현실도 마찬가지구요..

 

보물로 지정될 만큼 예술적 가치도 높지만 대웅전 앞 2기, 비로전 앞 1기, 박물관 뒤편 1기등

무려 4기의 보물급 석탑을 외지에서 모셔왔다니....

요즘 같으면 어림도 없겠지요???? 

 

- 2층의 기단위에 3층의 탑신, 승노반과 복발, 앙화, 보륜, 보개, 수연, 용차, 보주까지

완벽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실은 상륜부는 전면적이 보수의 결과랍니다. 

 

- 대웅전 앞 배례석입니다.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없지도 않구요....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이나,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 앞에도 있지요.

문양을 살피자면 보리수 문양이 주변을 둘러싸고 가운데 고리모양을 중심으로 2개의 원이 있죠??

혹자는 주변을 둘러싼 문양을 연꽃이라고도 합니다만.......

사진엔 안보이지만 연꽃문양의 배례석이 1기 더 있죠...

아!! 용도는 부처님께 예경드리는 자리를 표기한 것입니다만 실용성은 아무래도 글쎄요입니다.

 

- 석등입니다.

4각의 지대석 위에 복련을 장식한 기단석과 8각 간주석이 튼실하구요.

특히 간주석에는 다람쥐 같기도 한 동물 1마리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4각의 화사석에는 불 피운 흔적이 뚜렸하지요??

 

- 대웅전 앞 노주석입니다.

뭐 부처님께 공양할 차를 올려 놓는 곳이라고도 하고 말이 많지만.......

절집 행사시 화톳불을 피우던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절집의 야외 조명장치입니다.

모양도 가지가지고 그렇지만 정료대라고도 합니다.

가끔 서원 등에서도 볼수 있구요.

년전에 문경 대승사엘 갔더니 노주석에 돌을 엊어놓고 소원을 빌더라구요...

뭐 중생이 하는 일이니...

 

- 대웅전을 받치고 있는 활주입니다.

추녀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세운 보조기둥 정도??? 

 

- 대웅전 현판 글씨를 을사오적중 으뜸인 이완용이 썼다는 설이 있습니다만

저는 뭐 별 관심이 없구요.

아래 사진을 올린 이유는 수막새기와 위에 장식된 백자연봉을 소개하기 위한 것입니다.

자주 볼 수 있는 장식은 아니구요....

청도 운문사 대웅보전과 서산 개심사 대웅보전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름은 백자연봉이구요..

용도는 기와가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못질을 하면서 장식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곳은 특이하게 용마루 위에도 청기와를 중심으로 2개의 연봉이 있더군요..

잘 안보인다구요???  만나서 설명 드리지요.

 

- 성좌각입니다.

편액이 성좌각인 것으로 보아 아마도 칠성각이 아닌가 합니다.

팔작지붕의 내림마루가 날렵하게 들어올려진 것이 아주 멋드러지군요...

 

- 관음전입니다.

직지사는 문과는 달리 명부전, 비로전을 제하면 팔작지붕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맞배지붕의 건물도 있지만요.......

정면 3칸의 다포계 건물입니다.

 

- 관음전 앞쪽에 있는 이름과 용도가 애매한 석조물입니다.

절구같기도 하지만....... 잘 모르겠더군요.  물론 설명도 없구요...

 

- 명부전입니다.

정면 3칸의 맞배지붕을 한 주심포 건물입니다.

주심포와 익공계 건물이 어떻게 다르냐구요???

아 설명하기 그런데 첨자가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하면 됩니다.

첨자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어쩔 수 없이 만납시다....

 

- 명부전 안에는 지장보살님과 무독귀왕, 도명존자, 명부시왕과 판관, 녹사,인왕 등

29분의 존상이 모셔진다고 합니다.

다음에 함 헤아려보시기 바랍니다.

근데 직지사 명부전에는 특이하게 박대통령 내외의 영정이 모셔져 있습니다.

살아 생전에는 일국의 왕(통령)이었지만 죽고나니 명부전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영가입니다.

뭐 느껴지시는 것이 없습니까?? 

 

- 비로전입니다.

비로전은 비로자나부처님을 독존 또는 3존으로 모시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곳은 비로자나부처님을 중심으로 3존불을 모시고 뒤편에는 천불을 모시고 있지요..

 

- 천불의 중심에 고추를 내놓고 계시는 입불이 한분 계십니다.

뭐 첫눈에 마주치면 아들을 낳는다나??? 다 옛날 남아가 선호되던 때 이야기죠.

 

- 사명각입니다.

사면대사는 너무나 잘 알려진 분이지만....

조선조 1534년 인종이 죽자 그의 이복동생인 명종이 임금이 됩니다만

그의 나이 12살에 임금이 되니 그의 모후인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하게됩니다.

을사사화 등 역사는 제껴두고 그녀는 불교를 숭앙하여 보우대사를 중용하고

승과를 부활하니 직지사로 출가하신 사명스님이 조선조 유일의 승과에 합격하여

임진왜란(조일전쟁)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런데 승병의 활동으로 패배를 안게된 왜는 정유재란을 일으켜 조선에 들어오게되자

전국의 사찰을 집중적으로 공격하여 불을 지르는 등 폐허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래서 절집의 역사를 보면 광해군 시절에 중창한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직지사는 저들의 원수(?)인 사명스님의 출가본사이니 당연히 불태워버립니다.

사명스님으로 인해 절집이 피해를 입었지만 사명스님의 영정을 극진히 모시는 곳이 바로 직지사입니다.    

 

- 아래는 사명당 스님의 영정입니다.

 

- 직지사는 산에서 흐르는 계곡수를 사내수(寺內水)로 적절히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운 여름에 가더라도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답니다.

전주 한옥마을의 실개천이 직지사에서 유래된 것이 아닌가(?) 생각도 해봅니다.

그런데 씨멘트로 덕지덕지 발라놓은 것은 영 거시기하더군요....

직지사 스님!!!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 박물관 앞에 있는 솥입니다.

솥 정(鼎)자를 잘 보시면 글자모양과 연결이 됩니다.

 

- 박물관 전경입니다.

ㄴ자 형태의 건물입니다.

근데 아쉽게도 박물관을 개방하지 않아 도리사 육각사리함 등을 볼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 박물관 옆에 있는 폐 범종과 구유(구시)입니다.

구시는 짐승의 먹이를 주는 그릇이지만 절집에서는 수조(물통)나 밥통 등으로 사용하였다 합니다.

 

- 범종각입니다..

 

- 뭐 30여개의 전각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다 설명할 수는 없구요.....

직지사는 요사시설이 잘 되어 있어 행자교육을 한다던가

템플스테이 공간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시간이 허하신다면 산사에서의 사흘밤!!!  괜찮겠지요??

 

- 사실 절집을 다니면서 전각하나하나 등 디테일한 부분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만

전체적인 분위기나 기운, 그리고 고즈넉한 산내암자 등을 돌아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분위기는 마음을 정화하는 마음청정기와 같은 역할을 해주니까요..

 

- 또 사찰을 찾을 때 오전중이나 점심시간 등 바쁜시간 보다는

방문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버린 17시 이후에 들러보시면 색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가끔 피어오르는 밥짓는 연기를 볼 수 있기도 하니까요..

 

이 글은 지난 3월 13일 포교사단 창립 11주년 기년행사차 가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성불하십시요..

 

 혜림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