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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구경

107. 악기이면서 소품 바라(哱囉)

by 혜림의 혜림헌 2025. 12. 27.

바라는 솥뚜껑처럼 생긴 얇고 둥근 놋쇠판으로 구성됩니다.

두 개가 한 쌍을 이루는데 가운데 불룩한 부분에 구멍을 뚫어 끈을 꿴 다음 양손으로 잡고 두 판을 부딪쳐서 소리를 냅니다.

 

일명 자바라(啫哱囉(제금(提金)이라고도 합니다.

크기별로 자바라·요발(鐃鈸동발(銅鈸향발(響鈸)로 부릅니다.

자바라는 장구·용고··태평소와 함께 행진곡풍 대취타에 쓰입니다.

불교의식인 바라 춤(哱囉舞)은 양손에 바라를 들고 추는 춤입니다.

바라는 타악기인 장구···꽹과리·방울은 물론 피리·젓대·해금 등 다른 악기와 짝을 이뤄 재와 무속(굿)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럼에도 현대 들어 이들 종합적인 공연이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사찰의 재의식이나 무속공연(굿)에는 연주자를 비롯해 춤과 노래에 참여하는 인원과 상차림에 상당한 정도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현실적으로 사찰이나 당주의 재정여건은 한계가 있습니다.

연주자, 상차림, , 노래에 참여하는 이를 줄여 비용을 아낍니다.

사찰의 영산재에 바라춤과 태평소만 등장한다거나 굿판에도 장구와 징만 남고 나머지 악기들이 드물게 보이는 이유입니다.

 

물론 경제적인 문제로 모든 사항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경제활동이 중요해지고 사회활동이 활발해집니다.

매일 출근하거나 시간을 쪼개서 쓰는 사람들이 23일간 계속되는 재의식이나 굿판에서 자리를 지키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자연스럽게 예불과 재의식, 굿을 하는 시간이 점점 단축됩니다.

등장하는 악기와 연주자의 숫자가 줄어듭니다.

굿의 규모(정확히는 투입되는 비용과 인력)에 따라 참여하는 악기, 제물의 숫자가 달라지는데, 고비용 바라도 직접 영향을 받습니다.

오늘날 바라춤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바라춤을 보존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조계종과 태고종에서 바라춤 전수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부 예수재 등에서 바라춤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어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