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

39. 동방 유리정토 약사불상(藥師佛像)

혜림의 혜림헌 2024. 9. 7. 07:33

무릇 태어남은 늙음과 병듦과 죽음이라는 여정의 시작입니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중생들의 현실적인 이익에 부합하여 대승불교의 의사 즉 의왕(醫王)으로 출현한 부처님이 바로 약사여래불입니다.

 

현실적 이익을 내세우는 신앙체계는 대중을 유혹하는 방편으로는 손쉬운 면이 있지만 자칫 종교의 본질을 왜곡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승불교에서 현세적 이익을 앞세우는 약사여래불이 출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성제와 팔정도는 깨달음과 전법교화를 향한 진리의 방편입니다.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은 보살 수행자의 길입니다.

다만 질병에 시달리는 중생들은 논리보다 당장 치료약을 원합니다.

동방 정유리(淨瑠璃) 세계의 약사여래불은 심신이 아픈 중생들에게 치료약을 주고 재앙을 소멸시키는 현실적 방편불(方便佛)입니다.

 

약사여래불은 약왕보살로 수행할 적에 질병의 고통으로 신음하는 중생들의 아픔을 소멸시키겠다는 12가지 대원(大願)을 세웠습니다.

대원은 나와 남의 몸에 광명이 가득하고, 중생들을 깨닫게 하고, 중생들의 욕망을 실현하고, 일체중생이 대승교를 믿고, 일체중생이 삼취정계(三聚淨戒)를 얻고, 장애인이 바로 되고, 무상보리를 얻고, 여인이 남자로 태어나며, 외도를 올바로 인도하고, 폭군과 강도를 벗어나고, 기갈 없이 배 부르며, 훌륭한 의복을 갖게 하는 겁니다.

여자를 남자로 태어나게 하는 등의 약사십이대원은 오늘날의 일반 상식과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지만, 이는 상징으로 보면 됩니다.

단순히 중생들의 병고를 고치는 데 그치지 않고 의식주를 해결하고 범법자를 교화하는 맞춤형 민원 해결사가 약사여래불입니다.

 

더하여 삼국의 전쟁과 수와 당은 물론 몽골과 홍건적에 왜구까지 침입하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등 전란을 겪으면서 도탄에 빠진 중생들에게는 약사여래가 새로운 구원자였습니다.

 

약사불상은 손에 지물(持物)을 든 모습으로 쉽게 구분이 됩니다.

지물은 주로 약합(藥盒)을 들고 있어 약기인(藥器印)이라 칭하지만 드물게는 보주(寶珠)를 들고 있기도 합니다.

약사여래불 좌우에는 일광(日光)보살과 월광(月光)보살이 협시하고 있으며, 특징적으로 12지신(支神)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약사여래불의 명호를 외우며 액난이 소멸되는 복락을 누립시다.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 위로 깨닫고 중생을 제도함

삼취정계 : 섭률의계(攝律儀戒), 섭선법계(攝善法戒), 섭중생계(攝衆生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