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사, 갑사의 보물을 찾아
- 춘 마곡 추 갑사라 했으니 봄에는 마곡사요 가을에는 갑사라 했다.
그러나 언제나 가 볼만한 곳이 마곡사요, 갑사가 아니던가.
- 자고로 닭의 벼슬을 용이 머리에 이고 있다는 계룡산은 한반도의 중심 산이다.
그래서 계룡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사방에 절집을 두어 기를 보호하였으니
동에는 동학사, 남에는 신원사, 서는 갑사, 북은 구룡사라 했다.
무상의 진리를 말하던가? 번창하던 절집중 폐사된 것도 있으니 바로 구룡사다.
오늘(2013. 7. 20일)은 그늘이 있어 좋은 신원사와 갑사를 찾는다.
참좋은우리절 불교대학 13기 학인과 말이다.
총 12명이 참여했다.
그러나 덥다.... 뭐 가만히 있으면 시원하다는데........
더위를 피하는 것도 좋지만 이기는 것도 지혜가 아닐까??
신원사는 백제 의자왕 때인 651년 보덕화상이 창건했다 전한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벽수선원에 눈 푸른 납자(외국인)들이 참선수행에 매진하였지만
지금은 뭐 그렇단다.
신원사가 유명세를 얻은 것은 중악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산에서 태어나 산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산과의 인연이 깊다.
신라시대에는 오악이라 하여 중악'팔공산'을 비롯하여 동악(토함산), 서악(계룡산),
남악(지리산), 북악(태백산)이 있어 산신을 숭배하였고
조선시대에는 삼악이라 하여 북악 묘향산, 중악 계룡산, 하악 지리산이 있어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영위하였다.
그런 신라 오악은 물론이고 조선의 삼악도 그 자취가 모호하여 오직 중악단만이
옛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현재의 중악단은 명성황후의 도움으로 대문과 중문을 설치하고
중악단을 건물로 지어(단은 원래 건물이 아님) 위엄이 느껴진다.
매년 가을이면 전국적인 규모의 산신제를 지내 자연과의 합일을 꾀하고
더불어 사는 지혜를 가르친다 한다.
- 중악단 안에 모셔진 산신도와 위패다.
호랑이를 곁에 둔 산신은 정확한 내력은 파악하기 그렇구
다만 계룡산 신위라는 위패는 글씨가 희미하다.
- 신원사 점심공양이 조촐하다.
- 기념사진 한 컷.....
- 신원사를 거쳐 갑사로 간다.
그러나 더운 날씨 탓에 지나치기 쉬운 몇 몇만 소개한다.
우선 공우탑(功牛塔)이다.
정확한 내력은 알 수 없지만 탑의 이름에서 소를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과거에는 소가 백호우나, 트럭을 대신하여 절집의 일을 도왔을 것이고
그 명이 다하자 소의 공을 기리는 탑을 세운 것이리라.
- 와탑기립(臥塔起立) 인도우합(人道偶合)
삼혜을을(三兮乙乙) 궐공거전(厥功居田)
해석하니
"누운 탑을 일으켜 세우니 사람들의 생각하는 바에 우연히도 부합하도다."
"세 번 씩이나 힘든일이 있었으나 그 공이 으뜸이라네"
이 역시 옮겨온 것이란다.
- 갑사 부도이다.
정확히는 보물 제257호인 갑사부도이다.
당초 중사자암에 있던 것을 이건한 것이라 한다.
상륜부는 결실되었으나 형식에 맞게 새로 제작해 올렸다.
전체적으로 8각을 이루고 있어 8각 원당형부도라 한다.
특히 지대석 위쪽 기단석에는 사자와 용, 구름이 매우 입체적으로 조각되어 있다.
더불어 주악비천상이 양각되어 있으니.......
위쪽 기단에도 연꽃을 양각하여 그 형태가 뚜렷하다.
또한 탑신에는 문비가 선명하고 사방에 천왕을 배치하였으니
이 부도에 모셔진 스님을 부처님과 동급으로 여겼으리라....
화려한 장식과 양감의 조각은 그 솜씨가 매우 유려하다.
더불어 옥개석에도 기왓골까지 섬세한 조각솜씨를 뽐내고 있으니
우리 선조들의 돌 다루는 솜씨가 자못 대단함을 느낄 수 있다.
- 부도에서 50여밑를 내려가면 철당간이 나온다.
보물 256호로 지정된 갑사 철당간은 당간지주와 당간까지 온전한 형태를 갖춘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유물이다.
당초에는 지름 50센치 되는 철제 원통 28개를 연결하여 위용을 자랑하였으나
조선왕조의 국운이 쇠하던 1899년 벼락을 맞아 네개개 잘려 나갔단다.
그래 현재는 24개가 남아 있다. 그래도 위엄은 넘친다.
신라 문무왕때 만들어 졌다 전하지만 확실치는 않단다.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으니 눈여겨 볼 일이다.
- 울지 않는 범종...
범종은 부처님의 법음을 전하는 사물중의 으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울지 않는 범종이 하나 둘 늘어간다.
이유는 문화재적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하여 종을 치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에밀레종이고, 상원사 종도 울기를 멈추고 박제된 몸만을 자랑한다.
갑사 동종도 마찬가지다.
보물 478호로 지정되어 있다.
갑사 동종은 선조17년 1584년 국왕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의미로 제조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핑게일 뿐 재원마련 대책이나 여러 이유에서 일 것이다.
- 답사시에는 여러가지를 볼 수도 있고 보고 싶은 것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전체를 보기 보다는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그래서 아름답다 느껴지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보지만 실망하기 일쑤다.
이유는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지만 카메라의 렌즈는 모든 것을 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것두, 더러운 것두, 잡스런 것 까지 말이다.
그럼에도 인간들은 자기가 보는 것, 생각하는 것 만이 옳다고 싸운다.
세상은 그게 아닌데 말이다.
그러나 아집에 물든 인간이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바로 보는 것 정견(正見)이 팔정도의 맨 앞을 차지한다.
바로 봅시다.
혜림 서